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첫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자신을 비난할 때 인상을 찌푸리고 눈을 흘기는 등 감정을 드러냈으며 이것은 그에게 정치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대선의 대통령 후보 토론때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크고 고통스러운 한숨을 쉰 것이 그를 경멸적이고 일부러 겸손한체 하는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결국 대선 패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부시의 표정도비슷한 효과를 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토론중 보여준 짜증스러운 표정과 몸짓은 또 케리가 그 토론회에서 승리했다는 인상을 주는데 기여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측은 부시가 토론회에서 받은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시의 토론회 표정을 "낙담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웹사이트에 동영상으로 올려놓았다. 이 신문은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몸짓은 실제로 나오는 말보다 더 후보의 상태를 잘 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1960년 대통령 후보토론회에서 리처드닉슨이 흘린 땀이나 1992년 토론회에서 아버지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손목시계를들여다 보는 몸짓을 한 것등은 토론회에서 나온 말들보다 더 오랫동안 국민들에게기억됐다는 것.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짜증스러운 몸짓과 표정은 그전까지 그가 케리보다 더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박혀있고 케리는 그런 대중적인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특히 부시에게 더 타격을 줄 수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DNC의 테렌스 매컬리프 위원장은 "부시는 방어적이었고, 짜증을 냈고, 오만했으며, 화를 내기까지 했고, 그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케리선거팀의 채드 클랜턴 대변인은 고어의 한숨과 부시의 표정을 비교하며 "만일 그 한숨이 우리가 2000년 대선토론에서 기억하는 것이라면, 조지 부시의 억지웃음은 이번에 우리가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선거팀의 켄 멜먼 선거대책위원장은 고어의 한숨은 그냥 한숨이 아니었고 그의 도도한 명성을 반영하는 것이었다면서 부시는 그보다는 더 밝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낙관적인 사람"이라면서 "그 찌푸림에 대한언론의 반응은 우리가 미국민에게서 얻는 반응과 다르다"고 말했다. 몸짓이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컨설턴트인 소냐 헨슨은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부시가 눈을 흘기거나 단상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모습을보여주는 것은 텍사스 사람의 자신감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대선토론같은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그것이 부시를 더 작고 덜 위엄있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키가 큰 케리후보가 몸을 곧게 세우고 있어서 부시는 상대적으로 더 왜소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헨슨은 부시의 얼굴 표정은 불안감을 전달했고 이것은 "일이 어려워질 때 이것이 그가 하는 짓인가"라는 의문을 시청자들에게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헨슨은 이어 토론에서는 "상대방이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면 안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