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술과 원격폭파술 등 테러활동 방법을 가르치고 테러기금도 모금하는 `사이버 테러조직'이 인터넷상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미국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뉴욕 맨해튼에서 15마일 정도 떨어진 뉴저지 클리프톤의 한 사무실을 급습, 인터넷상에서 테러를 종용하는 웹사이트와의 관련혐의를 조사했다. `포트리스 ITX'라는 이 인터넷 회사는 본의와 관계없이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촉구하는 아랍어 웹사이트의 호스트 사이트로 나타나 FBI의 조사를 받은 것. 문제의 아랍어 웹사이트는 `납치 기술'과 `도심지에서의 전쟁술' `무자헤딘(전사)으로 가는 군사 교본' 등을 올려놓는가 하면, 핸드폰을 이용해 무선으로 폭발물을 폭파시키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훈련장소를 공격한 이후 테러리스트들이조직원을 충원하고 활동기금도 모으기 위한 대안으로 사이버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있다는 것. 폴 월포위츠 국방부 차관도 최근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이런 사이트들을 "사이버성역들"이라고 지적한뒤 "실체를 감추며 돈을 모으고, 부호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심지어 테러공작을 원격 조정하기도 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미 행정부는 이에 따라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국(NSA)과 FBI, 국토안보부 등을동원,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24시간 `사이버 테러조직'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하면서때로는 사용자 추적에도 나서고 있다. 후세인 집권 직후인 지난 1969년 아버지가 바그다드에서 살해당하고 `국제테러리스트실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리타 키즈는 "오늘날 인터넷은 전선 그 자체가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사이버 테러와의 전쟁'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인터넷상의 알카에다 활동을 모니터하는 기관의 한 관계자는 "사람 몇명을 잡아낼 수는 있지만 급진적인 이슬람 선전물의 흐름을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테러리스트 활동과 가상 놀이를 구분하기도 어렵다"면서 "실제로 테러 공격에 참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재미로 가상 공격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을 모두끌어다 조사하는 것은 그들을 화나게 하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