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평화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된 한국군 자이툰부대가 출국한 지 50일만인 22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에 안착해 평화재건지원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송기석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자이툰부대원 약 2천800명이 지난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을 출발, 쿠웨이트로 이동해 현지적응 훈련을 받은 뒤 아르빌로전개됐으며 이날 후발대가 항공기편으로 아르빌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자이툰부대는 이날부터 아르빌공항 인근 라쉬킨과 북서쪽 스와라시 등에 주둔,주민생활 개선과 물자 지원, 도로 복구 및 건설, 전력공급, 상하수도 개선, 태권도보급, 경찰 및 민방위군 육성 임무를 맡게된다. 자이툰부대 선발대가 지난달 3일 서울공항을 출발한 지 50일만에 아무런 불상사도 없이 `파발마'로 명명된 지상이동작전을 완료한 것이다. 자이툰부대는 그동안 쿠웨이트 미군기지인 '캠프 버지니아'에서 북서쪽으로 40여km 떨어진 우다이리훈련장에서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를 견뎌내며아르빌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자이툰부대가 사용할 수백대의 차량과 수천 t의 장비ㆍ물자는 부산항에서 2만5천t급 화물선 2척에 실려 쿠웨이트 슈아이바항으로 옮겨져 장병들에 의해 하역돼 공중 및 지상을 통해 아르빌로 이동했다. 자이툰부대는 1천115㎞에 달하는 지상구간을 이동하는 동안 예상되는 저항세력의 테러에 대비해 전체 병력을 3개 제대로 나눠 이달 3일부터 순차적으로 캠프 버지니아를 떠나 3박4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미군 아파치(AH-64)헬기 4~5대가 공중엄호를 지원했다. 특히 저항세력의 위협이 가장 높은 스케니아와 티크리트를 연결하는 구간을 이동할 때는 동맹군 전투기들까지 공중엄호에 가세했다. 지상전개 병력을 제외한 나머지 장병들은 캠프 버지니아 인근 '알리 알 살람'공군기지에서 C-130 수송기에 분승해 아르빌공항까지 이동했다. 송 작전부장은 안전위협과 관련해 "이동로에서 급조폭발물이 2차례 발견됐으나우회 통과나 폭파 방법으로 위협을 회피했다. 이 폭발물이 한국군을 겨냥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격포 공격에 대비해 주둔지 외곽 3∼4㎞ 지대를 확보해 초소를 운용하고 울타리 방호벽과 철조망을 설치하는 한편 차량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다중장애물 및 지그재그형 통로를 구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이툰부대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 기간에 모든 장병이 가족들과 전화통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통신시설 설치가 완료되는 다음달 초순부터는 매주 1회 이상 전화통화와 안부편지를 허용할 계획이다. 황의돈 자이툰부대장(육군 소장)은 22일 아르빌 총리와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평화재건지원 임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아르빌로 이동한 장병들은 현지 주민들과 신뢰와 우의를 쌓으면서 민사작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현지 주민의 기대감이 높아 한국의 위상을 아랍권에 전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