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우체국과 우체부들이 사라지고 있다. 세계우정연합(UPU) 2003년 통계에 따르면 세계 1백90개국에서 지난 5년간 우체국 3만개가 문을 닫고 우체부는 27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특송 업체에 시장을 빼앗겨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는 우정공사 민영화나 인원 삭감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4대 특송 업체의 급성장=1백90개국 우체국이 지난해 국외로 배달한 문서와 소포는 61억건으로,5년 전에 비해 20.2%나 급감했다. 국내 배달 건수가 4천2백89억건으로 5년 전과 같아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우체국들이 빼앗긴 국제 배송은 세계 4대 특송업체가 가져갔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던 미국 UPS,독일 DHL,미국 페덱스,네덜란드TNT가 지난해 배달한 문서와 소포는 75억건이 넘었다. 매출도 DHL이 전년보다 29.9%,페덱스가 10%,UPS가 7%씩 늘었다. 4대 업체의 고용인원은 80만명이 됐다. ◆전 세계 우체국 구조조정 중=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는 우체국 구조조정안이 잇따라 발표됐다. 영국이 2005년 말까지를 목표로 우체국 3천개를 없애고 있으며,프랑스는 올 3월 정규직 1만7천명 중 2천8백명을 내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이 같은 우체국 구조조정이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22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우체부 출신 정치인 올리비에 베상세노가 21일 전국 우체부들의 총파업을 요구했고,스위스에서는 노조의 요구에 따라 오는 26일 우체국 구조조정에 대한 국민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우체국의 살길은=우체국의 구조조정은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은 지금까지 우체국의 명맥이 가장 잘 이어지고 있는 곳이었으나,최근 일본이 2007년을 기해 우정공사를 4개사로 쪼개고 민영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66만개 우체국 중 46%가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우체국이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독일의 성공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독일 도이체포스트는 1990년대 명예퇴직으로 14만명을 내보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민영화됐으며,2001년 미국의 DHL을 흡수합병해 특송산업을 끌어안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익은 13억유로로,7년째 흑자였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