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천성산 고속철터널공사와 관련, 환경부의 전문가 검토에 동의하기로 입장을 바꿔 이 공사 관련 소송을 맡은 법원의 감정이 무기 연기됐다. 부산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김종대 부장판사)는 17일 공단측이 법원감정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함에 따라 20일로 예정된 현장검증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공단측은 재판부에 낸 '감정신청 의견서'에서 "(환경부와 환경단체 협의 결과에의하면) 전문가 검토는 신청인(환경단체)측이 주장하는 분야별 감정에 상응하는 검토가 될 것"이라며 "환경부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환경부 산하 환경 관련 전문 연구원 등의 전문가를 통한 검토를 시행한다면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전문가 검토와 법원감정이 이중으로 진행되는 것보다 합의 당사자가있고 합의가 유효한 상태에서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대신 재판부는 합의내용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이날 환경부에 사실조회를 의뢰하는 한편, 양측 합의가 무산될 경우에는 즉각 법원감정을 실시하는 등 예정된재판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단측은 지난달 26일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합의한 공동 전문가 검토가 아니라환경부의 독자적인 전문가 검토에 동의하겠다는 것이어서 환경단체들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앞서 공단측은 환경부와 환경단체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지난1일 환경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환경부, 환경단체, 공단 간 3자 회의에도 불참했다. 한편 도롱뇽소송 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법정에서 재판부의 조정으로 주요 쟁점 내용에 대해 감정을 실시하기로 한 양측의 합의가 불과 닷새 만에 무산됐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의신청을 철회하고 법원감정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박병상 시민행동 상임대표는 "환경부는 이미 공단측 환경영향 평가서의 문제를 인식하고서도 동의해준 바 있다"며 "환경부의 독자적인 검토는 객관적일 수 없고환경부 산하 기관에는 전문적 검토를 할 수 있는 설비도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환경단체도 독자적인 전문가 재검토를 되도록 빨리 할 계획"이라고덧붙였다. (서울.부산=연합뉴스) 박창수.이충원 기자 swiri@yna.co.kr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