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상.하원 선거는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양원 판도가 바뀔 것이냐가 주목 대상이다. 현재 미국 의회는 1930년대 뉴딜 시대 이래 공화-민주 양당간 정책 차이와 정치적 대립이 가장 심각한 상태라는 게 정치분석가와 언론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따라서 초당적 협력 분위기가 사라진 가운데 여소야대 구도가 생겨날 경우 미국의 대내외 정책이 대통령과 의회간 대립속에 표류하거나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는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고, 공화당이 양당 주도권을 계속유지하거나, 케리 후보가 당선되고 공화당이 상원이나 하원중 한 곳의 다수당 위치를 보전할 가능성이다. 전자의 경우 부시 대통령의 보수적인 국내외 정책 수행에 거침이 없을 것이나,후자에선 케리 행정부의 정책 집행이 의회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많다. 올 상반기만 해도 공화당이 지난 95년 이래 10년간 상.하 양원을 장악한 채 최근 전횡 양상을 보임에 따라 유권자들 사이에 변화를 바라는 조짐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양원 모두의 판도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거대한 민주당 바람이 불지 않는 한 거의 무망하고, 상원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51대 49로 2석 차이라는 점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을 넘볼 기회가 그나마 하원보다는 많다는 쪽으로 변화 전망의 폭이 좁아졌다. 총 100석가운데 이번에 선거를 실시하는 상원 의석은 34석. 이중 현 시점에서선거 결과를 단언할 수 없을 정도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오클라호마, 알래스카, 콜로라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8개주라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최근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단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주는 현역이 우세하고, 공화당 현역이 은퇴하는 일리노이주는민주당이, 민주당 현역이 은퇴하는 조지아주는 공화당이 가져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 그러나 이들 남부와 중서부 접전 8개주는 모두 지난 2000년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겼던 주들이어서 기본적으로 공화당측에 유리한 입지이기 때문에 민주당이현 의석분포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부와 중서부 민주당 후보들은 보수성향 유권자층을 의식, 동성간 결혼 반대,낙태 반대 등 보수적 입장을 취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가 자신들 지역에 유세를 가도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등 케리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을 정도다. 435석 전체를 새로 뽑는 하원의 경우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분포는 229대 204(나머지는 무소속 1, 공석 1)이나 역시 경쟁이 벌어지는 선거구는 40석 안팎에 불과하고, 그나마 실제로 당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곳은 7-12 선거구라는 게 로덴버그보고서나 쿡 정치보고서 등 미 정치분석 매체들의 일치된 진단이다. 2년마다 개선하는 하원의 경우 상원과 달리 도전자들은 정치 신인이고, 그에 따라 선거자금도 수백만달러씩 모금하는 현역과 달리 대체로 5만달러 정도밖에 모금능력이 없는 등으로 인해 현역 당선 가능성이 상원보다 더 크다고 미정치학회의 한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여론조사상 부시 대통령에 유리한 대선 흐름이 의회 선거 흐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장악에 필요한 10여석을 더 얻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선거분석가들은 미국 유권자층의 양분, 대선 후보간 경합 등으로 인해 의회 선거 결과의 변화폭도 좁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만 상.하원의 의석차가 매우작은 점 때문에 표심 변화 여부와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