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던 수도권 인기단지의 아파트 분양권 매물이 최근 들어 서서히 늘고 있다.


빈 아파트 증가,사상 최저의 청약률,계약파기 속출에 이어 시장침체 여파가 인기아파트 분양권에도 미치고 있다.


12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품귀현상을 보였던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현대에코타운,서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잠실롯데캐슬골드 등 인기 아파트의 분양권 매물이 최근 들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분양권값도 하락세다.


특히 비로열층(지상 1층) 매물조차 구하기 힘들던 하남시 신장동의 '현대 에코타운'(1천6백여가구)은 등기이전에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호가도 1천만~2천만원 떨어져 33평형의 경우 3억원이면 매입이 가능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터넷 시세판에는 3억1천만~3억2천만원으로 올려져 있지만 현장에 나오면 3억원에도 고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33평형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호가가 3억2천만원을 웃돌며 매물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11월 분양 당시 3백4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상복합 청약열풍에 불을 지폈던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롯데캐슬골드'(4백40여가구)의 분양권값도 호가 조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사자'와 '팔자'가 모두 사라지면서 거래가 뚝 끊기더니 최근 1억원 가까이 호가를 내린 매물이 처음 등장했다.


인근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형별 가구수가 적어 매물도 거의 없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간혹 1억원 정도 프리미엄(웃돈)을 낮춰 팔겠다는 매도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층(지상 29,30층)의 67B평형(호가 7억원)의 경우 6억원까지 가격조정이 가능한 매물도 구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1천6백96가구)의 경우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오히려 매물이 늘고 호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0A평형은 최근 한달 새 웃돈이 2천5백만원 정도 빠졌다.


48A평형도 1천5백만원 정도 웃돈이 떨어졌다.


33평형도 1천만원 내렸다.


지난 2001년 분양된 이 단지의 웃돈이 연간 1억원 이상 뛰었던 점에 비춰볼 때 내림폭은 그리 크지 않다.


인근 성심공인 관계자는 "등기 후에는 실거래가로 취득·등록세를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매수세가 사라졌다"며 "웃돈의 추가 형성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