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는 3일 미국 땅에 상륙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사실에 가까운 전쟁 장면이 주는 박진감과 함께인간의 내면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스트는 이날 주말 영화란에 "'태극기': 형제와 전쟁 이야기"란 제하로 2개면에 걸쳐 '태극기'를 소개하면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맞먹는 박진감 넘치는 사실적 화면과 내면적이고 감동적인 주제를 담았다고 말했다. 포스트는 동생(원빈)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한 임무를 자처하게 된 형(장동건)이영웅주의에 빠져 잔학 행위를 자행하고 결국 동생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줄거리를 설명하면서 "전쟁이 갖는 도덕적 모호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보다는 '디어 헌터'를 연상케 해준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태극기가 "공산주의 북한과 민주주의 남한간에 치러진 전쟁의 잔혹한장면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과장이나 감상적인 애국주의를 피했다"고 말하고 "갈라진 형제의 이야기는 한국전 그 자체에 대한 메타포"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형제애와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태극기의 줄거리를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면서 강재규 감독을 `동아시아의 스필버그로 불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작품에서 한국과 북한 모두 국민을 총알받이 정도로 취급하는야만적 정권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강 감독의 태극기는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들보다 훨씬 더 복합적이고 모호하다"고 분석했다. '태극기'는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시애틀, 호놀룰루 등 미국 7개 도시에서 이날 일제히 개봉됐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