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과연 과거의 일반적 평가대로 천문학적 재산을 토대로 알-카에다 활동비로 지원하고있는 것일까.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의 활동과 돈줄을 추적해온 미국 하원의 `9.11조사위원회'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빈 라덴은 세간에 알려진대로 부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재산이 당초 평가치인 3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며, 개인 돈으로 알-카에다 조직 운영비를 대지도 않는 것으로분석됐다. 그의 재력은 현재 5천만-3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알-카에다도 자체 자금조달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알-카에다는 또 아랍권을 비롯한 전세계에 많은 돈줄을 갖고 있으며, 새 자금원도 쉽게 개척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9.11 테러에 이용된 돈이 어디서 조달된 것인지 아직 확실치 않지만빈 라덴이 내놓은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중앙정보국(CIA)은 9.11 테러 전 연간 3천만달러에 달했던 알-카에다 운영비의 대부분이 각종 `기부'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위의 직원인 케네스 카츠먼은 "빈 라덴 재산 규모에 대한 일반적 평가에 변경이 생겼다"면서 "그것은 바로 빈 라덴이 생각 만큼 부자도, 알-카에다의 자금원도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 라덴은 당초 사우디아라비아의 갑부인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엄청난 유산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수단 등지에서 알-카에다 운영비를 지원하고, 알-카에다 지도자로서의 위상 유지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는 또 수단에 있는 은행과 무역회사에서 큰 돈을 벌지 못하며, 그나마 1996년수단을 떠난 뒤로는 수단 정부가 회사 자산을 압수함에 따라 별다른 도움이 못되는것으로 조사됐다. 한 관계자는 "9.11 테러 이후 빈 라덴과 알-카에다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빈 라덴은 현재 1달러도 제대로 만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