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한지 넉달만에 고졸 검정고시에도 합격한 무기수 신창원(38)씨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앞으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경북도교육청과 청송교도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2 중퇴 학력인 신씨는 국어, 영어, 수학 등 모두 9개 과목을 치르는 고졸 검정고시에서 합격기준(과목낙제없이 평균 60점)을 훨씬 넘긴 85점 이상을 얻었다. 신씨는 교도소에서 수학 과목만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외부강사의 지도를 받았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독학을 했으며 영어는 평소실력(?)이 있었다고 교도소 관계자는 전했다. 이같이 신씨가 성과를 올린 데는 `공부로 1등을 해 보겠다'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데다 교도관을 비롯해 자매결연 단체와 개인 등의 각별한 격려와 지원덕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검정고시를 앞두고 학과생으로 지정받아 일반 재소자들이 통상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행하는 출역(出役)에서 열외가 됐으며 특히 시험이 가까워지면서 교도소측의 배려로 취침시간(통상 오후 8시) 이후에도 틈틈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한 신씨는 앞으로 주위 여건이 허락되면상담심리학을 전공해 동료 재소자 등에 대한 상담을 하고 싶다고 교도관에게 털어놓았다. 신씨는 전과 2-3범 이상으로 교도소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 사람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 했다고 그를 면담한 교도소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신씨의 희망은 단지 희망사항에 그칠 전망이다. 교도소 수용자가 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 충북 청원의 주성대나 전남 순천의 청암대는 상담심리학 전공이 개설되지 않은데다 방송통신대는 간간이 출석수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탈옥 무기수에게 이를 허락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재소자가 재소자를 상담하는 것도 난센스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측은 다른 재소자들과의 형평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신씨의 의사와 희망을 최대한 반영,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알려졌다. 청송교도소 관계자는 "신씨가 머리도 좋고 공부도 열심히 해 단기간에 고입.고졸 검정고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중범죄자로 수용돼 국민의 세금으로 학업을 하고 있는 신씨의 희망사항을 모두 들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신씨는 지난 97년 1월 강도치사 등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 화장실 창문을 뜯고 달아나 2년6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강.절도 행각을 벌이다 전남 순천에서 검거돼 추가로 징역 22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청송=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