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난 미국의 한국문제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일고 있는 `정체성위기'와 `반미 감정'의 조류를 지적, 이에 대한 견해와 대책을 물어 야당 의원들이 "대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해명에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박진, 최병국, 장윤석, 나경원 의원 등 한나라당의 공화당 전대 참관인단은 30일 뉴욕시 맨해튼의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미국내 정치, 경제 분야의 한국전문가들과 좌담회를 갖고 한미 양국의 관심사에 관해 토의했다.

한국 정치, 외교 현안에 관한 박 의원의 기조발표에 이어 질의에 나선 미국의한국 전문가들 가운데 미국평화연구소의 윌리엄 드레넌 조사연구실장 대리는 "한국이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간첩 출신이 국가기관에서 일하게 된 것이나여론조사 결과 북한보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에 더 큰 위협이라는 대답이 많았다는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헨리 루스 재단의 테릴 로츠 부이사장은 한국의 반미 감정과 6자 회담, 주한미군 감축 결정 등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면서 "반미 감정이 정치적으로중요성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최 의원은 "한국 젊은이들의 반미 감정은 미국이 싫다기보다는 민족주의적 감정의 고양에 따른 일시적 감정이며 대부분은 미국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광주 사태 등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의 민주화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믿은 젊은이들이 한때 반미 감정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합리적인 다수의 젊은이들은 미국이 안보와 경제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준 혈맹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지적했다.

나 의원은 "최근 중국의 역사 왜곡을 보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교훈을 얻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신도시 개발사업의 주관 사업체인 게일 컴퍼니의 스탠리 게일 회장은 "지난 2년간 수십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반미 구호를 듣지 못했다"면서 "CNN에 나오는한국인들의 반미 시위 장면은 대단치 않은 시위를 반복해 방송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