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수가 확대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들은 더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환경보호론자들이 경고했다.

EU 25개 회원국은 과거와는 달리 희귀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 입장을정리하지 못한 채 단일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31일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멸종 위기가 높은 동물은대형 백상어, 표범, 흑백 코뿔소, 아시아 민물 거북이, 코끼리, 동남아에서 발견되는 이라와디 돌고래 등이다.

희귀종 보호와 관련한 첫 시험대가 10월 방콕에서 열리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국제회의가 될 전망이다.

회원국은 멸종위기희귀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50여 가지와 함께 생존 가능성이 확인된 희귀종의 보호조치 해제건을 논의한다.

EU는 회원국의 비밀투표를 거치지만 블록으로 견해를 표명한다. 그러나 주요 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균열이 있는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상당수 제안은 동식물의 상업적 거래를 차단함으로써 희귀종을 보호하려는데 초점을 두었다.

우선 호주는 영화 '조스'에서 식인상어로 나오는 백상어의 턱, 이, 지느러미 및기타 부분의 판매를 모두 금지함으로써 대형 백상어를 보호하자고 제안했다.

학자들은 지난 15년간 북서 대서양에서 백상어의 수가 79% 감소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의 제안으로 백상어 살육을 막을 수는 없지만 수십억 파운드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거래는 막을 수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1973년 설립된 CITES는 국제 거래에서 보호해야할 동물 5천종과 식물 2만8천종에 대한 보호조치의 수위를 결정, 발표한다.
보호대상 동식물을 불법 거래한 사람은엄한 벌을 받는다.

그러나 방콕 CITES 회의에서는 희귀종의 보호책만 논의하는 게 아니라 일부 국가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희귀종의 거래를 확대하자는 제안도 논의한다.

이번 회의를 통과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환경보호론자들이 지목한제안에는 가공하지 않은 상아 2천t과 가공된 상아를 무제한 수출하기를 희망하는 나미비아의 제안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코끼리 가죽 제품의 거래를 허용하고,매년 100-250개 정도 수출되는 표범의 머리 표본 수를 확대해 달라고 제안했다.

국제동물복지재단(IFAW)은 유럽이 이런 조치들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의 반대 때문에 단일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U회원국의 3분지 2가 합의하지 않을 경우 EU는 투표를 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longflo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