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미국에서 놀라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8월 마지막 주말까지 무려 21주 동안상영된 것은 물론, 전미 박스 오피스 100위 안에서 '여전히'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야후닷컴이 제공하는 박스 오피스에 따르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은 8월마지막 주말(27일-29일)에도 66위에 오르며 뚝심을 자랑했다.
개봉 21주째, 개월수로는 6개월째로 무려 반년 동안 미국 영화가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전주 대비 세 계단 상승한 수치라는 점.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지난 29일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231만 6천 54 달러(한화 약 27억 원). 8월 마지막 주에만 1만 5천 619달러를 벌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 중 상영 수입에서 100만 달러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은 2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 물론 이 같은 수입은 개봉 첫 주말에 1천만 달러 돌파를 우습게 아는 할리우드블록버스터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그런 블록버스터들의 '새발의 피'에 해당하는 제작비가 들어간 저예산 영화라는 점, 한국에서는 정작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던 점을 생각하면 이 영화가 미국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는 것은 분명 주목할만한 일이다.

야후닷컴에 따르면, 이 영화는 미국 평론가들에게서 A-를, 야후 네티즌들에게서는 B+의 평균 평점을 받았다.

미국인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급속한 현대화의 반작용으로 여유와참선, 인간애를 중시하는 불교 사상이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야후닷컴에는 이에 대해 '모든 장면이 근사하다' ,'현재와 선에 대한 아찔한 이야기'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미국 흥행은,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코드에 대한재고를 유도한다.

과연 미국 개봉을 앞둔 '태극기 휘날리며'의 성적은 어떠할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