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30일부터 9월 2일까지의 기간에 세계의 정치 1번지 워싱턴시(市)는 개점휴업 상태가 될 전망이다.

의회가 휴회중인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이번 대선의 후보로 공식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국내외의 모든 이목이 쏠리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의 공식 후보로 지명된 이후 세차례의 대통령 후보 TV 토론과 한차례의 부통령 후보 TV토론이 열리는 등 본격적인 두달간의 유세가 시작된다.

이에따라 전당대회가 열리는 4일동안의 워싱턴은 폭풍전야와 같은 고요함이 감돌게 된다.

특히 모든 시위대가 뉴욕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워싱턴시는 모처럼 조용한 분위기가 며칠간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28일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과 함께 가진 유세를 끝으로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휴식을 취한다.

부시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전념하느라 정상외교 활동 등 대통령으로서의 국내외업무를 일시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테러나 긴급한 외교현안 등 돌발사태가 발생하는 경우는 예외다.

9.11조사위원회는 지난 7월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여름 휴회를 중단하고 국가정보국장 및 대테러센터 신설 등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들을 신속히 추진할 것을촉구한 바 있으며, 의회는 이 권고를 받아들여 8월 휴회중에도 이와관련 일부 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 일이 있다.

그러나 의회는 하원국제관계위원회가 지난 25일 국가안보 청문회를 개최해 공공외교에 대한 9.11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들을 논의하고, 테드 스티븐스(공화.아칸소)상원 세출위원장이 27일 국토안보 관련법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진 것을 끝으로전면 휴회에 들어갔다.

의회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다음주 화요일인 9월 7일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월요일인 6일은 노동절 휴일이다.

전당대회 기간에도 행정부의 모든 업무는 정상적으로 계속된다.
특히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방부내 이스라엘 간첩사건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와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자행된 포로학대 행위에 대한 국방부 고위 관리들의 책임 논란 등은 계속 언론의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행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을 발표하거나 중요한 외교적인 조치를 취하거나,아니면 큰 행사를 치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가 계속 조명을 받도록하기 위한 암묵적 관례라고 할 수 있다.

전당대회 기간 워싱턴과 관련한 미 당국의 가장 큰 우려는 테러 가능성이다.

러 관련 모든 경비 및 정보 인력이 뉴욕의 전당대회에 집중된 상황에서 워싱턴 일원의 테러 경비가 허술해진 틈을 이용해 테러범들이 일을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과 국토안보부는 최근 전국의 재향군인 병원 중 일부를 알 카에다가 공격하려고 시도할 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내렸다.

당국은 특정한 병원에 대한 위협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특히 이 병원들중 버지니아주의 재향군인 병원과 메릴랜드주 베데스타에 있는 군병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 교외에 위치한 베데스타에는 국립해군메디컬센터가 있으며 그 바로맞은 편에는 국립보건원(NIH)이 있어 이 지역에 대한 경비가 강화됐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