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사이트엔 투자실패담만..."주상복합 당첨 남은건 마이너스프리미엄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게시판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
넘쳐났던 '성공담'이 최근의 시장침체 여파로 '하소연'으로 바뀌면서 게시판이 온통 잿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글이 올려지자마자 수천명이 클릭하던 '유망 투자처' 소개 글에는 머무는 손길이 거의 없는 반면 '투자실패담'에는 동병상련하려는 네티즌들이 몰리며 리플(댓글)만도 1백개 이상 올라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사연도 갖가지다.
투자실패로 잠못 이루는 가장,남편 몰래 재건축에 공동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면서 콩나물값까지 아껴가며 대출금 이자를 붓는 어느 아내의 속앓이 등등….
◆잠못 이루는 가장
수원에 사는 박모씨(40)는 지난해 연말 동창회에 나갔던 일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집에 별다른 욕심없이 살아온 박씨가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의 부동산투자 성공담에 자극받아 주상복합아파트 투자에 나선게 화근이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한창 거론됐던 때였지만 여전히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에는 수천명이 몰리고 당첨만 되면 곧바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상황이었다.
"나라고 못할게 있나"며 주말마다 아내와 청약 현장을 찾아다녔다.
알뜰살림으로 저축해 놓은 2천만원과 은행 대출금 5천만원이 종잣돈이었다.
연이은 '꽝'이었지만 '뒤처지지 않고 산다'는 자부심에 모델하우스 방문은 이어졌다.
결국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당첨됐다.
그것도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서.쏟아지는 축하전화에 '한턱 쏘라'는 동료들의 부러움까지 받자 온 세상을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는) 분양권이 속출하면서 속은 타들어갔다.
실상을 모르는 아내에게 표정관리하기도 지쳐가고 있다.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를 접은지는 이미 오래다.
손해보지 않고 분양권을 넘겼으면 하는게 요즘 박씨의 최대 소망이다.
◆반찬값까지 아껴가며 속앓이하는 아내
서울 마포에 사는 주부 김모씨(44)는 요즘 재래시장에서 장보기를 한다.
콩나물 등 찬거리를 사면서 '깎아달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가계부 정리에도 부쩍 신경쓰고 있다.
10원짜리 지출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1백만원씩 빠져나가는 은행이자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바라보며 조바심이 났다.
아이들은 커가고 재테크에 젬병인 남편을 바라보자니 답답하기만 했다.
대학동문인 친구와 2억원씩 대출받아 강남의 13평짜리 재건축아파트에 4억6천만원을 투자했다.
사자마자 가격이 수천만원 뛰었다.
밥을 먹지 않아도 하루 종일 즐거웠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강남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쏟아지면서 집값은 곤두박칠쳤다.
지금은 산 가격보다 5천만원 이상 떨어졌다.
아끼고 아껴 근근이 대출금 이자는 갚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가격이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재건축아파트는 끝까지 규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김씨를 더욱 낙담하게 만들고 있다.
김씨는 "원금이라도 건졌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넘쳐났던 '성공담'이 최근의 시장침체 여파로 '하소연'으로 바뀌면서 게시판이 온통 잿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글이 올려지자마자 수천명이 클릭하던 '유망 투자처' 소개 글에는 머무는 손길이 거의 없는 반면 '투자실패담'에는 동병상련하려는 네티즌들이 몰리며 리플(댓글)만도 1백개 이상 올라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사연도 갖가지다.
투자실패로 잠못 이루는 가장,남편 몰래 재건축에 공동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면서 콩나물값까지 아껴가며 대출금 이자를 붓는 어느 아내의 속앓이 등등….
◆잠못 이루는 가장
수원에 사는 박모씨(40)는 지난해 연말 동창회에 나갔던 일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집에 별다른 욕심없이 살아온 박씨가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의 부동산투자 성공담에 자극받아 주상복합아파트 투자에 나선게 화근이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한창 거론됐던 때였지만 여전히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에는 수천명이 몰리고 당첨만 되면 곧바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상황이었다.
"나라고 못할게 있나"며 주말마다 아내와 청약 현장을 찾아다녔다.
알뜰살림으로 저축해 놓은 2천만원과 은행 대출금 5천만원이 종잣돈이었다.
연이은 '꽝'이었지만 '뒤처지지 않고 산다'는 자부심에 모델하우스 방문은 이어졌다.
결국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당첨됐다.
그것도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서.쏟아지는 축하전화에 '한턱 쏘라'는 동료들의 부러움까지 받자 온 세상을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는) 분양권이 속출하면서 속은 타들어갔다.
실상을 모르는 아내에게 표정관리하기도 지쳐가고 있다.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를 접은지는 이미 오래다.
손해보지 않고 분양권을 넘겼으면 하는게 요즘 박씨의 최대 소망이다.
◆반찬값까지 아껴가며 속앓이하는 아내
서울 마포에 사는 주부 김모씨(44)는 요즘 재래시장에서 장보기를 한다.
콩나물 등 찬거리를 사면서 '깎아달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가계부 정리에도 부쩍 신경쓰고 있다.
10원짜리 지출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1백만원씩 빠져나가는 은행이자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바라보며 조바심이 났다.
아이들은 커가고 재테크에 젬병인 남편을 바라보자니 답답하기만 했다.
대학동문인 친구와 2억원씩 대출받아 강남의 13평짜리 재건축아파트에 4억6천만원을 투자했다.
사자마자 가격이 수천만원 뛰었다.
밥을 먹지 않아도 하루 종일 즐거웠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강남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쏟아지면서 집값은 곤두박칠쳤다.
지금은 산 가격보다 5천만원 이상 떨어졌다.
아끼고 아껴 근근이 대출금 이자는 갚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가격이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재건축아파트는 끝까지 규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김씨를 더욱 낙담하게 만들고 있다.
김씨는 "원금이라도 건졌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