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를 모르는 무풍지대도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대치동,용산구 동부이촌동,성남시 분당구 등지의 일부 인기 아파트 단지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 인기 단지는 △매물부족 △호가 강보합 △풍부한 대기수요 등 시장상황과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며 '무풍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일부 단지의 집값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 수서에 사는 김모씨(50)는 최근 용산구 동부이촌동 L아파트로 이사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이사를 결심하고 2개월 이상을 기다렸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아서다.

이 아파트는 매물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인근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외국인 임대수요가 풍부해 투자수요가 넉넉하고 실수요자들이 많다보니 연락처를 남기고 2개월 넘게 기다리는 손님의 명단을 작성해 놓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모 대학 교수인 박모씨(55)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에서 1년 넘게 전세를 살고 있다.

원하는 평형의 매물이 나오지 않아 전세를 살면서 매입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과 성남시 분당의 일부 단지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 입주가 한창인 분당 P주상복합 인근 삼성공인 관계자는 "어제는 30분만에 4명의 손님이 찾아와 매물을 알아보고 갔다"고 말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책도 부자들이 찾는 인기지역의 일부 아파트 매매패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압구정동 반도부동산 관계자는 "H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며 "시장의 부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게 이곳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증된 지역만을 유독 고집하는 부자들의 속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