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46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 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운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이라크 석유수출 차질 우려, 러시아 유코스사 사태 등에다 중국의 원유수입 급증 소식, 미 정유공장 폭발 사고 등의 악재가 겹쳐 배럴당 50달러의 `초고유가 시대'가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8달러가 치솟은 배럴당 46.58달러로 장을 마감해 전날에 이어 종가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WTI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46.65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43.88달러를기록해 전날보다 1.59달러가 치솟았다.

이는 지난 88년 거래소 원유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다.

원유 현물가격도 전 유종에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보다 0.36달러가 올라 배럴당 38.91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39달러선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WTI 현물가는 전날보다 1.16달러 오른 배럴당 46.5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43.40달러를 기록해 0.98달러가 올랐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것은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기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중간소환 투표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정정불안으로 이어져 석유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우려가 시장에서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5위의 석유수출국가다.

중국이 지난 1-7월 자국의 일평균 원유수입량이 249만배럴로 작년 같은기간에비해 40%가 증가했다고 발표한 것도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또 이라크 남부지역의 석유수출이 13일 정상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알-사드르 추종 무장세력들이 석유설비에 대한 공격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공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고, 미 3대 정유공장의 하나인 인디아나주소재 BP사 정유시설 폭발사고도 유가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변수가 있긴 하지만 WTI 선물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국내 원유도입의 70%대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가인 두바이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를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국내 경제에 또 한번 `오일쇼크'가 오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초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항공.해운 운송료를 비롯해 철강.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유가 사태는 무역수지 악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상당수 기업들이 에너지 절감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올해 경영계획을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사태 등의 향배가 결정되는 주말과 내주가 국제유가의 향후 흐름을 가르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