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2명중 거의 1명꼴로 백수""역시 의대 약대가 장래보장엔 최고"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가 13일 내놓은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는 심각한 대졸 취업난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취업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고 취업의 질마저 좋지 않았다.

가장 많은 취직자리가 학원강사였으며 계약직 비율이 17%(지방대 취업자)에 이르는 등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했다.

다만 의·약학과 사범·교육계열의 취업률은 여전히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지난해 8월 및 지난 2월 졸업생 53만명을 전수 조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주당 18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간주했다.

1천6백18명을 샘플조사한 결과 신뢰도는 92%로 추정됐다.

◆지방대 출신은 대기업 취직 어려워=대학 졸업자 52만7천8백76명을 조사한 결과 전문대 취업률은 77.2%,대학은 56.4%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2.5%포인트,2.8%포인트 떨어진 것.

대졸자 취업률은 2002년 60.7% 이후,전문대 졸업자 취업률은 2001년 81%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대 취업률은 58.4%로 지방대(54.9%)보다 높았으나 전문대의 경우는 비수도권(81.5%)이 수도권(70.2%)보다 높았다.

그러나 대기업 취업률은 큰 차이가 났다.

수도권대 취업자의 28.9%가 대기업에 취업한 반면 지방대는 17.3%만이 대기업에서 직업을 구할 수 있었다.

◆취업 잘되는 전공과 직업=대학에서 취업률이 높은 전공은 의학,초등교육학,치의학,간호학,한의학 등 의·약학 및 교육계열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전문대는 금속,항공,해양,건설,반도체·세라믹 등 공학계열과 뷰티아트,유아교육 등의 취업률이 높았다.

취업자의 직업을 보면 대학의 경우 문리·어학계 학원강사가 6.6%로 가장 많았고 행정사무원,총무 및 생산관리사무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문계열 취업자는 14.3%가 문리·어학계 학원강사로 취업해 주로 사교육계로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졸업자의 직업은 사무보조원,경리사무원,간호사,행정사무원 등의 순이었다.

◆미취업자는 고시준비=미취업률은 전문대의 경우 17.1%,4년제 대학은 32.3%에 달하고 있다.

이는 청년실업률 6∼7%보다 크게 높아 대졸자 취업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대졸 미취업자 8만6천3백33명 중 33%인 2만8천여명은 임용고시,사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교육계열의 84.0%,사회계열 미취업자의 40.1%가 고시 준비에 몰두하고 있었다.

또 상위학교로의 진학을 준비하는 사람도 6천9백29명(8.0%)이었으며 인문(1천6백78명)과 사회(1천2백38명),예체능(1천6백8명) 등 취업률이 낮은 계열에 몰려있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