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유영철이 범행의 모델로 삼은 정두영(35) 연쇄살인 사건은 98년부터 2000년까지 영남 일대를 무대로 노인과 부녀자 9명을 잇따라 살해한 사건을 말한다.

유영철은 검찰조사에서 "2000년 강간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정두영 연쇄살인 사건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한 월간지를 보고 범행을 착안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정두영은 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과 경남, 대전, 천안 등지에서 23건의 강도.살인행각을 벌여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는 잔혹한 범행으로 밀레니엄에 들떠있던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정두영은 86년 자율방범 순찰대원을 살해해 12년동안 복역하고 출소한 뒤 전과자를 냉대하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곧바로 살인과 강.절도 행각을 되풀이했다.

금품을 훔치다 들키면 흉기나 둔기 등으로 잔혹하게 목격자를 살해했으며 연쇄살해 동기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내 속에 악마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해 수사관들을 경악케 했다.

정두영은 아버지를 잃은 뒤 어머니마저 가출, 고아원에서 생활하던 중 어머니가 의붓아버지와 이복동생을 데리고 찾아간 것이 엄청난 분노와 실망을 안겨줘 범죄의 길로 빠져 들게 했던 것으로 심리 분석결과 나타났다.

정두영과 유영철은 불우했던 어린시절의 기억과 교도소 복역후의 소외감.열등감으로 인해 흉악범의 길로 들어섰다는 공통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두영은 2000년 12월 부산고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하고 사형수로 수감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