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절수형 수도시스템 연구·제조에만 몰두해 연매출 1백48억원의 우량전문기업을 키워낸 50대 기업인이 고려대 수시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는 13일 '정원 1명'을 모집하는 수시 1학기 특기자전형에서 절수용품 회사인 ㈜와토스코리아 대표 송공석씨(52·인천서 서구 당하동)가 9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 대학 경영학과에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송 사장은 전라남도 고흥군 대서면 상남리 빈농의 아들(3남4녀 중 차남)로 가난 탓에 지난 1966년 대서면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최종 학력.

송 사장은 초등학교 졸업후 상경,양변기 부속제작 공장에 취업한 것을 계기로 '절수시스템개발 및 제조' 한 우물만 파왔다.

㈜와토스코리아를 경영하면서 지난해 8월 고입검정고시를 한번에 통과했을 정도로 만학에의 집념을 불태워온 송 사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터득한 사업 경험에다 경영이론을 접목하고 싶어 늦게라도 대학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면서 "사업과 학교공부를 접목한 책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대학에서 신세대 동기생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도 기성세대로선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송 사장은 수도꼭지나 양변기에 사용할 수 있는 90여개 종류의 절수부품장치를 직접 개발했고 대소변 구분 양변기용 절수기와 절수샤워기 등의 특허까지 가진 '절수박사'로 평판이 나 있다.

연간 순이익 33억원(작년기준)의 알짜기업을 성장시킨 송 사장은 1999년부터 회사이익금의 1%를 이웃돕기에 쓰기로 하고 용품 1개를 팔 때마다 50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연초엔 형편이 어려운 심장병환자 8명의 수술비 4천여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