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하향 안정세가 더욱 견고해지면서 거품 제거 단계로 이동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세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년간 집중 공급됐던 신규 아파트의 입주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데다 경기불황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은 여름 이후 투자전략을 다시 짜야할 것으로 보인다.



◆ 위기관리 차원의 보수적 투자로 전환


하반기에도 부동산시장은 침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상승장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 수익률 극대화에 맞춰졌던 투자관점을 위기관리 차원으로 옮기는 '보수적 투자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묻지마'식의 공격적 자세에서 벗어나 틈새시장이나 저평가 상품을 찾아 '선별투자'에 나서야 한다.


환금성에 비중을 둬야하는 것도 중요하다.


불확실성 시대에 부동산 가치는 수익성보다 현금화가 가능한 환금성이 특히 중요하다.


이럴 땐 현금 유동성이 좋은 작고 가벼운 상품이 유리하다.


부동산과 금융이 결합된 '부동산펀드'도 고려해 볼 만하다.


우영D&C 조우형 사장은 "신도시ㆍ신행정수도ㆍ고속철도ㆍ그린벨트 등 정부의 국토개발 재료에 맞춰 '장기투자'와 현재 '저평가된 물건'을 찾아 순차적으로 매입해 장기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지 지분이 넓은 낡은 연립ㆍ다세대ㆍ단독주택, 근린상가 등이 저평가 상품으로 꼽힌다.


농지ㆍ과수원ㆍ농가주택과 신도시 내 상업용지ㆍ단독주택지ㆍ근린생활용지도 눈여겨 볼 만한 상품이다.



◆ 침체기에도 틈새는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는 틈새시장을 눈여겨 봐야 한다.


내집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투자가치가 높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고 투자자 역시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택시장의 경우 신규 분양시장은 물론 재건축·분양권시장 등이 전반적인 하락국면에 돌입했다.


신규 분양시장은 일부 개발지역을 빼고는 계약률 저조로 미분양이 넘쳐나고 있다.


재건축시장도 주택거래신고제, 개발이익환수제 등의 정책변수로 인해 급매물이 쌓이면서 시세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권시장도 전매금지로 시장규모가 축소돼 빛을 잃었다.


이로 인해 내집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일단 가격급등기에 겪었던 가슴앓이를 멈췄다.


그러나 매입시기를 두고 다시 혼선을 빚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상품별 틈새전략은


신규분양 아파트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낮아질 판교 파주 김포 수원 등 신도시지역의 전용 25.7평 이하 중소형 평형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역세권 택지개발지구 내 분양물건도 주목해 볼 만하다.


재건축은 3년 이상 장기투자 목적으로 현재 저평가된 물건에 초점을 맞추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주상복합ㆍ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금지에 공급과잉 등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인기를 끌었던 단지형 오피스텔과 주상복합도 웃돈이 최근 한달 새 최고 1억원 이상 빠져나갈 정도다.


하지만 이곳 역시 틈새는 있다.


오히려 최악의 침체기가 기회일 수도 있다.


우선 정부규제 대책의 범주를 벗어난 물건은 앞으로 희소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지정 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전매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있었다.


또 청약통장을 활용하더라도 입지가 양호한 도심 대단지형 주상복합은 여전히 도전해 볼 만하다.


유니에셋 이만호 사장은 "주상복합아파트의 주거기능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급된 단지 가운데 주거환경이 탁월한 곳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가와 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도 눈여겨 보면 틈새가 있다.


상가의 경우 하반기 들어 단지내상가 못지 않게 대형 테마상가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테마상가는 기존 상가와 달리 규모가 크고 중심테마가 확실하다.


이를테면 스키돔 키드 애완동물 명품브랜드 등을 테마로 내세우고 복합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들 상가의 경우 상권형성 전망이 높게 평가되면서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토지는 신행정수도 신도시 고속철도 남북관계호전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의 주변을 눈여겨 보는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행정수도 주변지역은 정부의 투기억제 조치에 묶일 가능성이 커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에 나서는게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