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에 반응하는 개인취향은 천차만별이다.

장미 향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코를 막아 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이에 따라서도 냄새 취향은 달라지기도 한다.

어릴 때는 우유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를 좋아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커피향 때문에 커피를 선택하기도 한다.

후각의 또다른 특징은 금방 주위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집안에 들어서면 분명히 쾨쾨한 냄새가 났는데 얼마 지나면 냄새가 없어진 듯하는 게 대표적이다.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방출되면 코를 자극하지만 얼마 지나면 '냄새가 있었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냄새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후각기능은 여전히 자극받고 있지만 환경에 적응해 냄새를 약하게 지각하거나 다른 일에 집중하면서 냄새를 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냄새는 계속 뇌에 전달돼 뇌는 후각에 여전히 반응하고 있다.

뇌가 냄새에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있으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독일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1백명 중 45명 정도가 냄새 때문에 실내 환경이 쾌적하지 않다고 답하는 곳에서 일을 하면 작업능률이 5%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냄새가 없는 환경에서 1분에 1백타의 타이프를 쳤는데 냄새영향으로 95타 정도만 친다는 것이다.

잊고는 있지만 뇌가 불쾌한 냄새에 여전히 반응하고 있다면 인체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고 연구기관들은 설명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트레스도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때문에 실내에서 생기는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지 못하면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실내에 인공향 등을 뿌리면 거주자의 건강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게 독일 연구기관들의 시각이다.

냄새의 변화만 있을 뿐이지 불쾌한 냄새의 근원 물질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향을 뿌려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냄새를 잠시 덮을지는 몰라도 유해물질의 방출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냄새는 실내 공기질의 좋고 나쁨을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다.

동시에 나쁜 냄새를 제거하지 못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