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로 도심에서 가까운 해수욕장의 피서객이 폭증, 사상 최다인파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주변 상가는 알뜰피서의 영향으로예년보다 오히려 썰렁한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지난 1일부터 30일간 사상 최다인 465만6천명의 피서객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안리해수욕장의 경우 247만7천명이 찾아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했으며 송정해수욕장도 255만2천명으로 지난해의 배로 늘어 역시 사상 최다인파를 기록했다.

`테마 피서지'로 유명한 다대포해수욕장에도 지난 30일까지 32만1천명이 찾아지난해(15만8천명)보다 배이상 증가했다.

이는 고속철도(KTX) 개통으로 외지인의 접근성이 용이해진 탓도 있으나 최근 불황으로 해외여행이나 장거리 피서여행보다는 가까운 바닷가를 찾는 부산.경남지역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해당구청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들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상가에는 예년보다 손님의 발길이 오히려 뜸해 여름철 `반짝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이 울상을 짖고 있다.

도시락과 음료수, 심지어 돗자리까지 준비해오는 알뜰피서가 유행처럼 번지고있기 때문이다.

또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피서객들도 비교적 값싼 자장면을 배달시키고 있어 오토바이를 타고 백사장 주변을 쉴새없이 오가는 중국집 배달원들은 "자장면 시키신분~"을 연방외친다.

이 때문에 해수욕장 근처 횟집 상인들은 장마가 일찍 찾아왔던 지난해보다 손님이 더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피서객이 늘어나면 근처 상가도 덕을 본다'는관행이 깨진 것이다.

게다가 백사장 한쪽에는 밤마다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만 깔고 잠을 청하는 `알뜰피서족의 대부'까지 등장해 근처 숙박업소들의 `여름특수'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한숙박업협회 해운대지부 관계자는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때도 여름철에 이렇게 손님이 적지는 않았다"면서 "한여름에 가혹한 경기한파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