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서부 다르푸르 대량학살사태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6일 성명을 통해 수단 정부에 친(親)정부 아랍계 무장세력들의 폭력사태를 중단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면서그렇지 않을 경우 제재 등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다르푸르 지역에서의 아랍계 무장세력에 의한 조직적 여성 강간을 포함한 계속되는 대량의 인권 침해 보고에 극히 우려한다"면서 "수단 정부는 폭력사태 종식에 관한 유엔의 요구를 즉각 충족하라"고 요구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이어 "이를 충족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포함한 추가 행동들을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관리들은 이미 수단 정부 소유 자산 동결 등을 포함한구체적 제재 방안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미 이번 사태를 `대량학살 사태'로 규정한 미국은 거듭 수단 정부에 폭력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한편 유엔 및 국제사회와의 접촉을 강화했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수단 정부가 폭력사태를 종식시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에서의 외교적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지난 주말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및 독일,프랑스, 중국, 러시아 외무장관과 잇단 전화 접촉을 갖고 수단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수단 사태와 관련한 군사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에
대해 어럴리 부대변인은 "수단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맞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29일 가나의 수도아크라에서 아프리카연합(AU)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AU의장직을 맡고있는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회의에서는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한 아프리카연합차원에서 마련된 해결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단 정부는 국제사회의 가중되는 압력에 강력히 반발했다.

무스타파 오스만 이스마일 수단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위협이 필요 없다.

재도 필요 없다"면서 "수단 정부에 대한 압력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수단 정부는 다르푸르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화유지군 파견 움직임을 거부한다면서 평화유지군은 점령군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자하위 이브라힘 말릭 수단 공보장관도 "수단 사태에 대한 어떤 군사적 개입가능성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단 정부는 군사개입 가능성을밝힌 영국과 독일 외교관을 소환해 강력히 항의했다.

한편 수단의 집권 국민의회는 수단에 대한 제재 부과를 포함한 유엔 결의안에대응해 이날 국민 동원령을 선포했다.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17개월 전부터 시작된 유혈 폭력사태로 대부분흑인인 3만여명이 피살됐으며, 220만여명이 극심한 식량난 등에 처해 있다.

(하르툼.브뤼셀.라고스.워싱턴 AP.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