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특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됐다 중국 당국에 구속돼 징역 18년 형을 받은 양빈(楊斌.41)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최근 가석방돼 자신이 건설중이던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내 허란춘(荷蘭村)에 가택연금 상태라고 선양의 소식통들이 22일 말했다.

중국 당국은 양빈의 노력없이는 허란춘(네덜란드 마을) 청산 작업이 어렵고 허란춘이 미납한 토지세 6천만위안(약 90억원) 추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양빈을 이 현장에서 청산작업을 진두지휘하도록 이같이 조치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양빈이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은지 1년만에 가석방된데는 지난 4월 방중,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비롯한 북한 당국의 끈질긴 석방 촉구 노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베이징(北京)의 서방 외교 소식통들은 추정했다.

중국측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네덜란드 화교 출신인 양빈의 가석방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가 허란춘 청산과 토지세 문제를 해결하면 네덜란드로 추방될지의 여부와 신의주 특구의 개발 재추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2002년 9월 신의주 특구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양빈을 특구 초대행정장관에 임명했지만, 중국 당국의 양빈 구속으로 개발이 사실상 보류돼왔다.

중국 당국은 양빈이 임명된지 10여일만인 10월 4일 그를 전격 구속한데 이어 2003년 7월14일 농업용지 불법 전용과 합동사기, 뇌물공여 등의 죄를 적용, 징역 18년형에 830만위안(약 12억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북한은 양빈의 구속이후에도 신의주 특구 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는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됐고, 랴오닝 성 정부는 낙후한 경제 재건을 위해 신의주-단둥(丹東)의 연계 개발을 희망하고 있지만 중앙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북핵문제와 여러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 신의주 특구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베이징의 서방 외교 소식통들은 "양빈의 석방설이 최근 꾸준히 나돌고 있고 그런 개연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