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건국연대를 기원전(B.C) 277년으로 보는것이 북한 역사학계의 정설이라고 북한의 역사잡지가 소개했다.

21일 입수한 북한의 계간지 `력사과학' 2호는 "고구려의 건국연대는 B.C 277년으로 고증됐으며 그것이 우리 학계의 정설로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잡지는 `삼국사기', `신당서' 등 역사서에는 고구려 건국연대를 서기(A.C) 직전에서 B.C 3세기 말까지 추정할 수 있는 기록들이 있으며 북한 학계는 이러한 사료들을 기초로 연구, 고구려 건국연대를 이같이 잡았다고 전했다.

지난 80년대 초반에 나온 북한의 역사서에는 고구려 건국연대를 B.C 1세기 초로나타나고 있다.
고구려 건국연대를 무려 200년 이상 끌어 올린 셈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조선전사'(1979년 발행)는 "우리 나라에서 첫 봉건국가였던 고구려는 기원전 1세기 초부터 668년까지 존재한 나라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력사과학'은 고구려 건국연대를 기원전 3세기 말로 밝힌 기록들을 소개했다.

잡지는 "`삼국사기'와 `신당서'에는 당나라의 한 관리가 자기 임금에게 `고구려비기'를 인용하면서 고구려는 한나라 때부터 국가가 있어서 지금 900년이 됐다고 말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보장왕 27년, `신당서' 권220 고려)"고 밝혔다.

또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마지막 사론(역사 평론) 부분에서는 고구려가 중국의 진나라, 한나라때 이후 중국의 동북쪽 모서리에 있었다고 기록돼 있으며 `당회요'에는 `고려비기'를 인용하면서 `고구려가 1천년이 못될 것'이라고 한 구절이 있다 .(`당회요' 권95 고려)"고 전했다.

잡지는 광개토왕 비문도 들며 "비문에서는 광개토왕을 동명왕의 17세 손으로 규정했지만 `삼국사기'에는 12세 손으로 돼 있다.
이것은 고구려의 실지 왕대가 삼국사기보다 5세 손 정도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귀중한 자료로 된다"면서 "아쉬운것은 이 비문에 고구려의 건국연대가 숫자적으로 정확히 기록되지 않은 사실"이라고지적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1995년 발행)은 이에 기초, 고구려 왕의 계보에 동명왕(B.C 277-B.C259)과 유리명왕(B.C 19-A.D 18) 사이에 유류왕(시려해왕, B.C 259-B.C 236?), 여률왕(B.C 236?-B.C 223), 대주류왕(막래왕, B.C 223-?), 애루왕(?-?), 00왕(?-B.C 19) 등을 추가했다.
백과사전은 그러나 "기원전 223년부터 기원전 19년사이에는 형제간에 즉위한 인물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실제 왕대수는 몇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고구려 건국연대를 B.C 1세기 초로 기록하던 시기인 지난 82년에 발행된 북한의`백과전서'에는 동명왕(B.C 37-B.C 19)을 계승한 2대 왕을 유리명왕(B.C 19-A.C 18)으로 밝히고 있다.

한편 남한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발행)은 고구려와관련, "서기 전후 무렵 성립돼 668년에 멸망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연식 기자 j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