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당운영및 정국대응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20일 "저는 박대표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박근혜 의원의 대표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오로지 저의 관심사는 2007년 정권을 탈환해 좌파정권 10년을 종속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특히 "박 대표가 그 대안이 된다면"이라고 전제한 뒤 "또다시 저는 당과 나라를 위해 대여투쟁의 선봉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 "부디 박 대표가 육영수여사의 부드러움과 박순천 여사의 매서움을 동시에 겸비하는 이 땅의 야당 대표로서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박 대표에 대한 주문을 빠뜨리지 않았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을 바꾸기 위해 박 대표가 제시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은 그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거를 반성하지 못하고 현재를 회피하는것이 미래 준비는 아니라고 본다"며 `철저한 과거 반성과 치열한 현재와의 투쟁'을요구했다.

또한 "당권을 잡았다고 해서 주류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야당은 야당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 사람만이 야당의 주류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야성'을 강조했다.

홍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일단 박 대표 체제를 인정하고 지켜보되 박 대표를 통해 정권탈환의 확신을 갖게 되면 적극 돕겠다는 `유보적 지지' 내지 `조건부 지지'로 풀이된다.

이는 박 대표에 대해 "독재자의 딸"이라며 `대표 불가론'을 제기한 이재오(李在五) 의원의 입장과는 상당 정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 측근은 "유신치하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탄압을 받았던 이재오 의원과 국가기관에 몸담았던 홍 의원은 과거에 대한 평가에서 다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