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내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6일부터 베트남 남부 호치민시에서 열리고 있는 '베트남 투자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해외 관련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의 희망과 달리 내년 WTO 가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소식통은 프레드 버커 미 메킨지사의 수석파트너의 말을 인용, 베트남의 WTO 가입이 현실적으로 내년에는 어려울 것이며, 오는 2006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럽연합(EU)의 WTO 수석협상가인 라파엘 모로 파트리시오네 역시 베트남이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베트남 무역부의 팜 시 정 투자계획국 부국장도 베트남 정부가 가입시기를 명확하게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한 뒤, 그러나 내년이나 2006년경에 가입했으면 하는 것이 베트남측의 희망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이런 비관적인 예측에 대해 벌써부터 현지진출 외국인투자기업 등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미-베무역위원회의 버지니아 푸트 회장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이 WTO에 언제 가입하느냐에 따라 섬유류 등 일부 제품의 수출쿼터 자유화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섬유류의 경우 베트남이 내년에 WTO 가입을 하지 못하면 중국과 달리 쿼터자유화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푸트 회장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무역부의 정 부국장도 올 상반기 베트남의 대미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5% 늘어났지만 점차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원유에 이어 베트남의 두번째 수출품목인 섬유류의 경우 벌써부터 주문량이 고갈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올 상반기 베트남의 대미섬유류 수출실적은 20억달러로 작년동기대비 7.8% 늘어났으며, 연말까지 42억5천만달러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응웬 떤 중 베트남 수석부총리는 이 회의 개막식 연설을 통해 베트남은 시장경제체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세계경제권으로의 편입을 위해 외국인투자법을 4차례나 개정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 부총리는 "외국인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경제권으로의 통합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 뒤, 이를 위해 지난 15년 동안 베트남은 4차례의 외국인투자법 개정과 국제기준에 합당한 규정을 신설 또는 개정했다고 밝혔다.

(하노이.호치민=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