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배후로는 요르단 출신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36)가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알 자지라 TV가 방영한 화면에서 납치범들이 자신들을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자마아트 알 타우히드(일신교)와 지하드(성전)'의 대원들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알 자르카위는 지난 4월 팔루자에서 대규모 무장봉기를 이끈데 이어 지난달 11일 미국인 닉 버그를 참수한 배후로 알려지면서 이슬람 과격 테러단체의 주도 인물로 부상했다. 독약 제조 전문가이기도 한 알 자르카위는 10대 때부터 이슬람 과격단체에 가담해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과 함께 옛 소련에 대항해 싸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쪽 발을 잃어 의족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다. 바그다드 시내 유엔본부 건물 및 나시리야 경찰서 습격 등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10여건의 테러 공격도 모두 알 자르카위가 총 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 정보당국은 그가 알 카에다와 오랫동안 연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알 카에다 조직원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알 자르카위는 지난 2002년 요르단에서 미국 외교관 로렌스 폴리 살해를 주도한 혐의로 이미 사형이 선고된 상태다. 미 국무부는 알 자라카위 체포에 현 1천만달러 현상금을 2천5백만달러로 인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한 소식통은 "TV방송 뒷배경인 검은 천에 '시마야 앗타우히드 왈 지하드'라는 이름이 써 있다"며 "이 단체는 이라크전 이후 자생적으로 생긴 소규모 테러단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