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외교관과 군 관리 26명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11월 대선에서 그가 낙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화를 위한 외교관과 군 장성'이라는 단체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부시대통령은 세계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부시대통령은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권위적인 접근방식을 채택, 유엔을 무시하고 전통적인 우방과 동맹국들에게 무감각했다"고 비난했다. 또 "미 행정부는 테러리즘의 원인과 그 뿌리의 제거에 초점을 맞춰 다른 나라를이끌어야할 경제적, 도덕적 권위를 구축해야 함에도 불구, 이성적인 분석보다도 이데올로기에 이끌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값비싼 엉터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라크 무기프로그램에 대한 불확실한 증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성명서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합참의장을 지낸 윌리엄 크로우, 스탠필드 터너 전 CIA 국장, 윌리엄 스미스 前美 유럽군 사령관 등 26명의 전직 외교관과 군 장성의 서명이 담겼다. 서명에 가담한 메릴 맥피크 전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의 외교정책은 최악이며 우리는 현 상황을 책임지는데 필요한 절반의 힘 밖에 갖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방부 차관을 지낸 채스 프리먼은 "부시행정부는 믿을만한 탈출 전략이 없다"면서 "동맹국을 무시하고 지역 파트너들에게 냉담함으로써 더욱 곤경에 취했다"고 강조했다. 소말리아, 자이르, 파키스탄에서 대사를 맡았던 봅 오클리는 "중동을 예로 보더라도 미국은 인권과 민주주의적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하지만 무엇을할 수 있겠는가"라며 미국의 손상된 명성 회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에앞서 프랑스 일간 르몽드지에도 ` 변화의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조지 부시!'라는 제목으로 같은 내용의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은 "이들의 주장은 정치적인 것으로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의 희망이 담겨 있다"며 "국민들의 판단은 다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