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에서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이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 당내에서 정책노선 변경과 내각 개편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14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기존 `개혁' 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과도한 사회복지를 삭감하는 내용의 개혁 정책에 따른 "유권자들의 좌절감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거 참패는 매우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독일은 아직 어려운 개혁을 한창 진행 중이며 이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른 대안이 없음을 주장했다고 공영 ARD방송은 전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 이익을 위해 단기적으로 희생해야 한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납득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해 정책 자체에는 잘못이 없으나 홍보와 설득을 잘못해 패한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각국 집권당이 패한 것과 관련해 슈뢰더 총리는 각국정부가 진행 중인 경제개혁에 대해 국민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사민당 내 좌파 등 비당권파는 슈뢰더 정부와 당지도부 노선에 대한 비판을 다시 제기하면서 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내각 전면 개편 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전했다. 미카엘 뮐러 하원 원내 부총무는 내각 개편 논의도 필요하지만 내용 없는 인물교체는 소용없다면서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정책을 세울 수있는 `사민당식 독일 개혁방안'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한때 슈뢰더 총일의 정치적 양자로 까지 불리었다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선 지그마르 가브리엘 전 니더작센주 주지사는 "낮은 지지율은 당의 실제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자 정치적 겸허를 촉구하는 것이라며 당 정책 개편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당권파는 정책에 문제점이 없는 지 토론하자면서도 정책 노선 변경과개각 요구는 일축했으며, 선거 패인을 개혁 정책 자체 보다 이와 관련한 대국민 설득 부족으로 돌렸다. 프란츠 뮌터페링 당수는 "사민주의자들은 정부의 개혁정책을 유권자들이 신뢰하도록 하는데 분명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우베 베네터 사무총장도 당내에서 활발한 토론을 벌이자면서 "그러나기존 개혁정책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은 21.4%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보수야당인 기독교민주.사회연합 지지율은 44.5%로 배가 넘는다. 사민당 지지율은 4년 전 선거에 비해 10% 가까이 낮아진 것일 뿐아니라 2차대전이후 최저의 지지율이다. 140년 전통의 사민당이 역대 최저 득표율은 지난 1953년연방하원 선거에서 기록한 28.8%다. 사민당 지지율은 또 13일 동시에 실시된 튀링엔주 지방선거에서도 14.5%로 추락한 반면 기민련은 43%를 얻어 주정부를 단독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