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원익쿼츠와 피에스케이 주가가 14일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대신증권과 한양증권의 '추천종목'제외가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휴대폰 부품주인 파워로직스와 피앤텔도 현대와 굿모닝신한증권의 단기 유망종목 리스트에서 빠지면서 각각 8.9%와 5.4% 급락했다. 증권사들이 '잘 나가던'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휴대폰부품 관련 기업들을 잇따라 추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업황부진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유망종목 추천 이후 수익률이 크게 저조한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외면받는 'IT부품 3인방' 이날 LG마이크론 유일전자 KH바텍 파인디앤씨 등은 장중에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프롬써어티 태산엘시디 동진쎄미켐 우영 반도체ENG 등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LCD 휴대폰부품 등 최근 강세를 보였던 'IT부품 3인방'이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하반기 업황부진 우려,증권사들의 추천 리스트 제외 등이 급락세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원익쿼츠를 추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켰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실적개선과 무상증자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단기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면서 "최근 무상증자 재료가 노출돼 포트폴리오 편입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한양증권은 피에스케이를 투자유망종목에서 뺐다. 지난달 하순 추천한 이후 주가가 7% 이상 하락한 데다 기술적 분석상 전망이 좋아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파워로직스에 대해 "상승탄력이 둔화됐다"며 추천명단에서 지웠다. 프롬써어티 주성엔지니어링 LG마이크론 피앤텔 등도 최근 증권사의 추천대상에서 빠진 종목들이다. 대우증권은 반도체 검사장비업체인 프롬써어티에 대해 "주가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LCD부품이 주력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업황 부진 전망과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 때문에 동양증권의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됐다. PDP부품업체인 LG마이크론과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인 피앤텔도 굿모닝신한증권의 추천리스트에서 밀려났다. ◆수급불균형으로 전망 어두워 IT부품 3인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둡다.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으로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병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LCD의 경우 2분기에 들어서면서 가격하락 조짐이 나타났다"며 "PDP도 최근 수요둔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LCD경기 하락사이클에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주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효섭 신영증권 연구원도 "공급과잉으로 3분기 LCD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지나치게 반응한다는 반론도 있다. LG투자증권은 LCD 가격하락으로 관련 제품의 판매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가 단기 급락한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IT부품 3인방 업종 중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하는 종목은 지수 반등시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