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지난 3년간의 폭발장세를 벗어나 깊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전체적인 부동산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미끄러지고 있어 하반기 시장예측이 쉽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같은 침체기조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대책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앞으로 주택거래신고제, 개발이익환수제 등 규제의 고삐를 놓지 않을 태세여서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하향 안정세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 주택시장 빠르게 안정 올해 초까지 유지됐던 상승세가 일거에 꺾이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이 급증하고 주택업계는 신규공급을 경쟁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로써 하반기 공급물량은 당초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건설수주ㆍ거래도 급감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반건설업체의 건설수주액은 6조5천3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9천3백억원)보다 5.8% 감소했다. 취득ㆍ등록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내야하는 서울 강남ㆍ송파ㆍ강동구와 분당 등 주택거래신고지역의 5월중 거래건수는 평균 20여건으로 이전달보다 95%가 급감했다. 다만 강북권의 재개발시장은 뉴타운 개발, 청계천 복원 등의 개발호재에 전매제한 규제가 없어 반짝 인기가 유지될 전망이다. ◆ 주상복합ㆍ오피스텔 침체 가속화될 듯 오피스텔시장은 공급과잉에 따른 세입자 부족으로 투자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오피스텔 건축기준 개정'으로 오피스텔의 주거비중이 급격히 낮아져 신규공급마저 난관에 봉착했다. 이처럼 신규공급이 급감할 경우 향후 4∼5년 후에는 주거형 오피스텔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반기엔 역세권 업무밀집지역, 단지형 물건 등은 일부 단지만 반짝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상복합아파트도 공급과잉에 분양권 전매제한, 분양방식 규제 등으로 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개발호재를 안고 있는 단지형 주상복합 정도가 일부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상가시장도 상품별 양극화 심화 하반기 상가시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반사이익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상품별 차별화와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대형 쇼핑몰은 공급과잉과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약화돼 고전이 예상된다. 반면 서울 수도권의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는 여전히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근린상가의 경우 신도시나 택지지구 내 상업지역, 대규모 아파트지역에 위치한 곳이 특히 주목을 끌 전망이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경우 특별한 규제가 없어 하반기에도 여전히 관심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 토지시장 당분간 투자열기 지속될 듯 주택시장의 정부 투기억제 정책 여파로 토지시장의 투자열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보다는 약세를 보이겠지만 지역별 개발재료에 따라 시중 유동자금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행정수도 후보지 주변이나 각종 신도시 예상지역 인근 등은 정부의 토지투기대책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관심대상으로 부상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