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통보한 주한미군 1만2천500명 감축 방침은 한미동맹 재편과 태평양 주둔 미군의 재배치 등 더 큰 틀에서 이뤄지는 변화의일환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두 신문 인터넷판은 변화하는 안보 여건과 한국내 정치 환경 등이 주한미군 감축의 배경이라고 분석했으나 월 스트리트 저널이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 더욱 비중을 두고 보도하는 등 세부적으로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저널은 주한미군 감축이 세계적인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이지만 이런 방침이통보된 시점이 "한미 관계의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세대간 권력교체,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시각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자주성'강조, 남북 화해 무드 등 과거와 다른 양상들을 열거했다. 저널은 "한국인들이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되고 있다고 믿을 경우 이는 남북 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의 유대를 훨씬 더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말을 소개했다. 저널은 "이 모든 것들은 서울과 워싱턴 사이의 심각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면서도 최우선 과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미국은 핵무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전되는 것을 막는데주력하는 반면 한국은 북한과의 분쟁을 피하고 화해정책을 계속해나가는 데 초점을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널은 "지금까지 양국의 협상은 주로 군대의 이동배치, 양국 군대의 임무 이전,관련 비용 분담 등에 중점을 뒀지만 양측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은 이제는 양국 정부가 동맹관계의 공통된 비전을 명시하기 위한 협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밝힌 주한미군 감축 방침이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이는 태평양 주둔 미군의 더 광범위한 재편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타임스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홋카이도 이전 계획과 호주의 미군 및 호주군합동 훈련소 설치 계획, 괌의 미 공군 및 해군 시설 확충 계획 등 현재 진행중인 태평양 주둔 미군 재편 작업에 관해 설명했다. 이 신문은 "새로 구성된 국회의 일부 의원들은 주한미군 이전비용 부담에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이 이제는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