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는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의 이름이 1995년 미국 정보기관이 감청한 이란 암호전문에 등장한 적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WP는 부시 행정부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이 1995년 초 이란 암호전문을 감청, 해독했는데 이 전문에는 찰라비가 미 중앙정보국(CIA) 후원 아래 당시이라크 대통령인 사담 후세인을 암살하려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미 정보기관에 의해 감청된 이 암호전문은 바그다드에서 활약중인 이란 정보요원이 테헤란의 상급자에게 보내는 정보 보고서였다. 당시 찰라비는 이라크 북부에서 CIA의 후원 아래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세력을 규합하고 있었으며 이 암호전문이 감청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찰라비는실제 이라크 정부군과 무력 충돌을 벌였다고 WP는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찰라비는 자신을 추종하는 민병대와 쿠르드족 전사들을 규합, 3개 도시에서 이라크 정부군에 기습 공격을 가했지만 찰라비의 쿠데타 기도는 실패로끝났다. WP는 찰라비의 계획이 이라크 정보기관에 의해 감지됐다는 이유를 들어 백악관은 찰라비에게 쿠데타를 실행하지 말 것을 경고했고 찰라비 쿠데타군에 공중 화력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따르면 찰라비의 이름이 언급된 이란 암호전문 감청과 찰라비의 쿠데타실패로 그와 CIA의 관계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쿠데타 실패 당시 찰라비를 관리했던 CIA 요원 로버트 베어는 자신의 저서에서후세인 암살 계획은 반(反) 후세인 운동에 이란의 후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찰라비본인이 꾸며낸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의 후원 아래 한 때 이라크 임시정부 대통령으로 거론되기도했던 찰라비는 미국이 암호전문을 감청, 해독할 수 있음을 이란에 알려주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