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정지선 단속첫날인 1일 오전 전국 주요 간선도로와 교차로, 횡단보도 등에서 출근길 운전자들은비교적 정지선을 잘 준수하고 경찰도 스티커 발부보다는 계도위주 활동을 펼쳐 우려했던 `단속 시비' 등 큰 혼란은 없었다.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지난 한달간의 집중홍보 때문인지 대체로 정지선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차를 세우는가 하면 조금씩 후진까지 해가며 '범퍼 기준논란'을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경찰도 교통경찰관과 의경 등을 출근시간대에 집중 투입, 정지선 준수위반과 끼어들기 등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으나 단속보다는 계도에 주력, 큰 마찰은 빚어지지않았다. 경기지방경찰청은 32개 경찰서 소속 교통경찰관과 의경 등 1천여명을 이날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30분부터 도내 314개 주요 교차로에 투입했으나 '정지선을 잘 지킵시다'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르도록 한 뒤 계도 위주의 단속을 실시했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사거리에서 단속을 벌인 경찰은 그러나 좌회전 전용차선에서직진하려고 서 있다 뒤에 오는 좌회전 차량을 위해 차를 빼주려고 정지선을 넘어선차량 3대에 대해서는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혐의로 범칙금 4만원씩을 부과했다. 수원남부경찰서 이창수 경장은 "홍보가 잘 된탓인지 운전자 스스로 정지선을 잘지키고 있다"며 "심하게 위반하지 않는 이상 계도 위주로 단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주일 넘게 시내버스 파업이 계속되면서 출근길 교통정체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대구에서도 경찰은 수성구 황금네거리와 두산오거리, 범어네거리 등 시내 주요 교차로와 간선도로 횡단보도 등에 단속경찰관을 배치했으나 계도위주의 단속을 실시, 시민들과 별다른 마찰은 벌어지지 않았다. 대구경찰청은 시내버스 파업이 끝날때까지 출.퇴근 시간에는 계도위주로 단속을하고 낮시간대 고의 위반 등 위반 정도가 심하거나 안전 및 교통소통에 현저한 장애가 되는 위반에 대해서만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융통성 있는 단속을 당분간 계속할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오전 8시 현재 50건을 단속, 이 중 12건에 대해서만 4만-6만원의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했으며 나머지 경미한 위반자에 대해서는 질서협조장을발부했다고 말하고, 특히 "지난 4월 말 실시한 조사에서 58%에 머물렀던 정지선 준수율이 이날 90%대로 나타났다"며 질서의식을 높게 평가했다. 부산에서도 집중단속을 의식한 탓인지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정지선을 잘 지켰으나 단속 세부사항을 두고 경찰과 시비를 벌이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부산의 대표적 정체지역인 북구 덕천교차로에서는 정지선을 넘는 차량은 10대당2-3대에 그쳤으나 앞 범퍼가 정지선을 넘었을 때도 단속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운전자와 단속 경찰간 시비 장면이 간간이 연출됐다. 녹색신호에서 정지선을 통과했어도 체증 때문에 꼬리를 물고 교차로에 멈춰선경우도 단속 여부를 두고 경찰과 운전자간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앞 범퍼 정지선 위반으로 경고장 형식의 질서협조요청서를 받은 김신우(32.회사원.부산시 강서구)씨는 "앞 타이어만 정지선을 넘지 않으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있어 경고장을 받았지만 단속 첫날이라 경찰이 경고로 끝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신호체계와 도로 환경으로는 이같은 정지선 단속은 그야말로 `단속을위한 단속'일 뿐 안전 운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운전자들이 사소한 위반에 대해 4만-6만원의 범칙금을부과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정지선에 앞 범퍼가 아닌 앞바퀴가 넘는것에 대해 단속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일부 운전자도 있었다"며 "2일부터는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행자들은 횡단보도를 침범하지 않고 뒤로 쭉 일렬로 늘어선 차량들을 바라보며 만족해 하는 등 엄격해진 단속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청주.대구.광주=연합뉴스) 이상학.이강일.손상원 기자 lee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