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대표 서영필)의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온ㆍ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의 결과로 급성장한 브랜드다. 서영필 대표는 지난 96년 화장품 브랜드 '잎스'를 운영하면서 쌓은 인터넷 마케팅 노하우를 살려 99년 인터넷 화장품 포털 뷰티넷(www.beautynet.co.kr)을 만들었다. "화장품을 팔고 끝내는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화장품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기 위해 운영했지요. 3천3백원의 택배비만 내면 '미샤' 브랜드의 어떤 제품이나 배달해 주면서 회원들을 모니터 요원으로 활용해 시제품에 대한 반응을 들었습니다" 뷰티넷 회원들을 통해 서 대표가 내린 결론은 '화장품은 비싸야 팔린다'는 통념과 달리 값싸더라도 품질만 좋으면 소비자들이 흔쾌히 받아들인다는 것.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분석과 시장 조사로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 확신을 갖게 된 에이블씨엔씨는 2002년 4월 이대앞에 테스트 매장을 열고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포장비를 대폭 줄이고 대리점-소매점대신 직영점 가맹점의 새로운 유통구조를 채택, '전 제품 1만원 이하'라는 업계 최저 가격으로 내놓았다. 대신 매장은 젊은 여성들이 부담없이 와서 모든 제품을 써볼 수 있도록 '문화공간'을 깔끔하고 예쁘게 꾸몄다.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미샤를 알게 된 여성 고객들이 매장에 몰려들면서 인기를 끌게 되자 에이블씨엔씨는 작년 7월 가맹점 모집에 본격 나섰다. 화장품 업계가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는 와중에 미샤 매장수는 지난 4월 기준 1백12개로 늘어났다. 2002년 3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1백30억원으로 뛰었다. 포장비ㆍ유통마진을 줄이고 충성도 높은 1백60만명의 뷰티넷 회원들을 △신제품 아이디어 제안 △시제품 테스트 △가격 결정 등 제품 기획단계부터 참여시켜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낸 성과다. 서 대표는 "미샤의 성공 비결은 화장품을 '소비자 감성'에 호소하는 기존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지 않고 화장품을 비누나 치약처럼 매일 써야 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데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에도 적극 나서 올해 1천억원 매출액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