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의 돌풍에 잠시 멈칫했던 '슈렉(Shrek) 2'가 미국 영화시장에서 정상을 지켰다. 드림웍스영호사의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 '슈렉 2'는 31일 캘리포니아주 엔시노에 기반을 둔 미 흥행집계 전문업체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의 잠정집계 결과 지난28일이후 계속된 메모리얼데이 연휴 나흘간 9천22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거둬 환경재앙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8천600만달러)를 월등히 앞질렀다. 지구 온난화로 로드 아일랜드크기의 거대한 빙상이 이탈, 지구적 재앙을 몰고온다는 내용을 다룬 '투모로우'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 온 부시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해 대선가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던 작품. 개봉 첫날 2천430만달러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어린이팬들이 선택한 '슈렉 2'에 완패한 셈이다. 슈렉 2의 이같은 흥행실적이 다음 날 최종 집계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지난 1997년 '잃어버린 세계: 쥐라기 공원'이 기록한 메모리얼 데이 연휴 흥행기록 9천20만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슈렉 2는 또 지난 19일 개봉이후 통산 2억5천70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거둬 이번주중 '슈렉'의 미국내 흥행기록 2억6천770만달러를 경신하는 동시에 3억달러 돌파도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 영화 관계자들인 '슈렉 2'가 34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지난 해 '니모를 찾아서'가 세웠던 애니메이션 최고흥행기록을 깨게 되나 곧 개봉될 또 다른 해리포터 시리즈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와 힘겨운 싸움이 예상,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슈렉 2'와 '투모로우'가 주말 흥행랭킹 상위 12개작품 전체 수입의 70여%를 점유한 가운데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재해석한 '트로이'는 1천500만달러로 3위가됐으며 '레이징 헬렌(Raizing Helen)'은 1천400만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항공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한 사내가 항공사를 차린 뒤 섹시한승무원과 소울 음악 등 화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코미디 '소울 플레인(Soul Plane)'이 700만달러로 5위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