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홈런 가뭄에 시달렸던 박경완(SK)이 오랜 만에 대포를 가동하며 홈런왕 경쟁을 가열시켰다. 박경완은 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서 5-2로 앞선 7회초 1사 2루 볼카운트 1-1에서 상대 투수 김주철의 3구째 공을 받아쳐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2점홈런(비거리 120m)을 터뜨렸다. 지난 4월 무려 13개의 홈런을 몰아친 뒤 지난 달 4홈런에 그쳤던 긴 홈런 침묵을 깨고 5월16일 현대전 이후 16일, 11경기 만에 쏘아올린 대포. 박경완은 이날 홈런으로 시즌 18호를 기록, 부문 1위인 클리프 브룸바(현대.19개)와의 간격을 1개차로 좁혀 5월 22일 내준 선두 탈환 기대를 부풀렸다. 7위 SK는 홈런 4방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기아를 12-3으로 대파, 이날 삼성과 무승부를 기록한 롯데를 1게임차로 따돌렸다. SK 투수 정대현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제춘모로부터 5회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넘겨 받아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의 도움 속에 승리 투수가 됐다. 반면 시즌 5승을 기록중인 기아 선발 다니엘 리오스는 5⅔이닝을 5실점하고 무너져 연승행진이 `4'에서 중단됐다. 또 두산은 3점홈런 등 4타수 2안타로 혼자 5타점을 올린 장원진의 맹활약을 앞세워 서울 라이벌 LG를 9-4로 물리치고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고 2연승중이던 LG는 상승세가 한풀꺾이며 승차없는 2위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수원구장에서는 한화가 초반 화력을 집중시켜 9-5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화 톱타자 이영우는 5-0으로 앞선 3회초 2사 2루에서 깊숙한 중전안타를친 뒤 빠른 발을 이용해 내달려 홈까지 쇄도, 2타점을 올리며 올 시즌 2번째이자 통산 58호 그라운드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또 지난해 단 1승도 없었던 한화 선발 김해님은 이날 5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곁들이며 10안타 1볼넷 4실점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3승째를 올렸다. 한편 삼성과 롯데는 12회 연장 접전에도 불구하고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올 시즌 4번째 12회 이닝 제한 무승부가 됐다. ●잠실(두산 9-4 LG) 두산 2번 타자 장원진이 `잠실 라이벌' 대결 승리에 앞장섰다. 장원진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2사 3루에서 적시 1타점 2루타로 승부의물꼬를 돌린 뒤 6-2로 크게 앞선 8회에도 쐐기 3점포로 승리를 확정짓는 등 혼자 5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정수근 이적 후 두산 선두타자 자리를 꿰찬 전상열도 이날 5타수 4안타 2타점의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뽐내며 팀 승리를 거들었다. ●대구(삼성 2-2 롯데) 영남 라이벌 삼성과 롯데가 12회 연장 접전을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4회초 먼저 2점을 내준 삼성은 6회 톱타자 김종훈의 솔로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중전안타로 출루한 박종호를 양준혁이 우익선상 2루타로 불러들여 승부를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양팀은 연장 12회까지 16안타를 주고 받았으나 추가득점에 실패, 12회이닝 제한에 걸려 3시간17분의 혈투가 무위로 돌아갔다. ●광주(SK 12-3 기아) SK가 홈런 4방으로 기아를 3연패에 빠뜨렸다. 2회초 박경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SK는 계속된 공격에서 김민재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박경완을 불러들였고 5회 1사 1, 3루에서 정경배의 우전안타로 1점을 보태 3-0으로 달아났다. 기아는 공수교대 후 장성호와 심재학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SK는7회 박경완과 채종범의 잇단 투런홈런에 이어 8회 정경배와 이호준이 솔로홈런 1방씩을 터뜨려 기아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수원(한화 9-5 현대) 한화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현대 마운드를 유린했다. 1회초 제이 데이비스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한화는 2회 2점을 추가한 뒤 3회 이영우의 그라운드 홈런 등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묶어 대거 4득점, 7-0으로 앞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뒤늦게 추격에 나선 현대는 0-9로 크게 뒤진 4회 2점, 5.6.7회 각 1점 등 4점만회에 그쳤다. (서울.수원.대구.광주=연합뉴스) 이동칠.강건택기자 chil8811@yna.co.kr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