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이 지난 달 19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하차한 뒤 브뤼노 메추(50)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 감독이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새 사령탑에 선정될 때까지 정확히 40일이 걸렸다.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과 아시안컵 본선을 앞둔 한국축구로서는 적잖은사령탑 `진공상태'였지만 그동안 감독 선임의 열쇠를 쥔 대한축구협회는 기술위원장선임 과정에서 엄청난 진통을 겪은데다 안팎의 비판에 시달리며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코엘류 감독 퇴진의 빌미가 된 대표팀의 몰디브전 망신은 지난 3월31일 터졌다. 대표팀이 최약체 몰디브와 치욕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돌아온 직후 코엘류 감독은 곧바로 퇴진압력에 시달렸고 지난 달 8일 진퇴를 논의할 기술위원회가 열렸으나코엘류 감독은 "기회를 더 달라"며 버텼다. 그러나 4월16일 포르투갈 언론을 통해 코엘류 감독의 사퇴설이 흘려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고 코엘류 감독은 사흘 뒤 전격 사퇴하고 말았다. 축구협회는 코엘류의 퇴진이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라고 강변했지만 축구계 안팎에서는 코엘류만 희생양이 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랐다. 축구협회는 지난 6일 대표팀 감독 후보로 메추를 비롯해 10명의 외국 명장들을선정하고 본격적인 인물 탐색에 돌입했다. 올림픽대표팀의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쾌거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아 사면초가에 처한 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자진 사퇴한 김진국 기술위원장의 후임으로 조영증 기술위 부위원장 겸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센터장을선임했으나 조 센터장 역시 동반 책임을 져야한다는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결국 이틀만인 지난 12일 조 센터장의 사의를 받아들이고한국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 출신인 이회택 협회 부회장을 `소방수'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회택 위원장은 지난 18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비축구인 출신 장원재 교수 등을 기술위원으로 선임해 후보군을 10명에서 메추 감독과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 셰놀 귀네슈 전 터키 감독, 마이클 매카시 선더랜드 감독으로 압축했다. 기술위는 이어 지난 21일 이 위원장 등 3명이 현지 검증단을 구성해 중동과 유럽 현지로 날아가 후보들을 면접했고 1주일 간의 검증 작업을 거쳐 `메추호의 출범'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