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섬을 강타한 폭풍우로 인한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의 홍수 사망자가 27일 현재까지2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이티 정부가 이날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658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밝힌 가운데 라디오 방송은 목격자들을 인용, 남부 아이티의 마포우 마을에서 1천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국경마을인 짐마니에서도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홍수는 최근 10년동안 이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로 지난 1994년에는 열대성 태풍인 고든의 영향으로 아이티에서 500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사망자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구조 요원들은 이날 탐지견을 이용, 가옥이 붕괴하면서 진흙더미에 묻힌 시신의 추가 발굴에 안간힘을 쏟았다. 아이티에서는 다수의 마을이 여전히 고립된 상태이며, 미군 헬기는 육로로 접근할 수 없는 마을에 식량 등 보급품을 전달했다. 이들 미군은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지난 2월 권좌에서 축출된 이후평화유지 업무를 위해 아이티에 주둔해 왔다. 아이티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최대의 빈국으로 그동안 주민들은 삼림을취사 또는 난방 연료용으로 무분별하게 벌목했다. 이번 홍수의 피해가 이처럼 커진 것도 민둥산이 진흙과 돌덩이를 휩쓸면서 마을을 강타한 물줄기를 차단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됐기 때문이다. 아이티의 많은 마을은 이날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여서 이번 참사의 정확한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접경마을인 퐁 베레트에서는 15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아이티의 한 마을에서는 홍수를 피해 지붕으로 피신했던 신부가 가까스로 이웃마을까지 헤엄쳐 건너간 뒤 참사를 알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도미니카공화국의 국경마을인 짐마니에서도 300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짐마니와 퐁 베레트 마을은 리오 솔레일과 리오 블랑코로 널리 알려진 강이 통과하는 지역이어서 피해가 특히 심했다. 아이티에서 발원해 도미니카공화국의 엔리퀼로호까지 흐르는 이들 강은 연중 대부분 말라 있으며 주민들은 강 둔치에 집을 짓고 생활하다 변을 당했다. (포르토프랭스.멕시코시티 dpa=연합뉴스)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