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아 간디 인도 국민회의당 당수가 18일 총리직을 포기했다. 간디 당수는 인도 의회에서 국민회의당 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내 목표는 총리 자리가 아니였다"면서 "나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를 것이며 오늘 그 목소리는 나에게 총리직을 겸허히 거부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간디 당수가 이같이 말하자 실망한 지지자들이 마음을 돌릴 것을 요구하며 소란을 피워 연설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간디 당수는 하지만 "내 결심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결정을 수용해 줄 것을 여러분들에게 간청한다"면서 "총리직 고사는 내면의 목소리와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거듭 강조했다. 그녀는 "현 시점에서 내가 해야할 일은 인도가 강하고 안정된 세속 정부를 갖게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힘들고 긴 전투가 될 것이며 나는 단호히 이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디 당수는 누구를 총리로 지명할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1991-96년 인도 경제자유화 조치를 주도한 만모한 싱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A.P.J. 칼람 인도 대통령은 이날 소니아 간디 국민회의당 당수의 총리 지명을 유보했다. 간디 당수의 총리직 고사로 인도 정정(政情)은 자칫 혼미 양상이 가중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패한 전국민주연합(NDA)은 간디 당수가 외국 태생 인사라는 이유로 그녀의 총리 취임식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57살의 간디 당수는 1991년 유세중 암살당한 라지브 간디 전(前) 총리의미망인으로 1968년 21살의 나이로 결혼, 간디 가문의 일원이 됐으며 지난 83년 인도국적을 취득했다. 그녀는 이번 총선에서 이탈리아 태생의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정치 쟁점화되면서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좌파 연정 출범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날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던 인도증시는 간디 당수가 총리 취임을 재고중이라는 언론 등의 보도에 반등했다. 간디 당수는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한 제1당 당수가 대통령과 면담, 총리지명을 받는 관행에 따라 이날 대통령궁을 찾아 칼람 대통령과 면담했으나 총리 지명을 받지 못했다. 칼람 대통령과 간디 당수 양측 모두 총리 지명이 왜 유보됐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국민회의당 지지자 수천명은 이날 간디 당수의 집을 에워싼 채 간디 당수가 마음을 바꿔 총리직을 맡을 것을 촉구했다. (뉴델리 AP.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