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악재가 속출하면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각종 외화 표시 채권에 대한 가산금리가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 확충 또는 만기 상환용으로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서려던 일부 금융기관과 공기업의 외화 채권 발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홍콩시장에서 전날 유통된 산업은행 발행 산업금융채 5년물의 가산금리는 1.13% 포인트(미국 재무무 채권 기준)로 지난달 말의 0.95% 포인트에 비해 0.18% 포인트가 뛰었다. 10년짜리는 1.14% 포인트로 지난달 말보다 0.14% 포인트가 올랐다.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수출입금융채 5년물은 지난달 말 1.05% 포인트에서 이달 7일 1.15% 포인트로 0.10% 포인트가 상승했고 10년물은 1.09% 포인트에서 1.16% 포인트로 0.08% 포인트가 올라갔다. 그밖에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들도비슷한 수준의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가산금리도 지난달 말의 0.56% 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0.19% 포인트가 올랐다. 한 시중은행의 국제 금융 담당자는 "상승 폭 자체로만 보면 같은 기간의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별 차이가 없지만 한국의 가산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더 많이 오른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농협중앙회를 포함해 이달 중 외화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던 일부 금융기관과 공기업은 발행 계획을 일제히 보류하거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은행권의 외화 차입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이 곧 안정을 되찾고 가산금리 상승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그러나 아직까지 잠재적 불안 요인이 많기 때문에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 본 이후에 차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