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국민의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회복 속도는 아주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1천가구를 대상으로 분기마다 실시하는 소비자태도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4분기의 소비자태도지수는 48.0으로 전분기에 비해 1.6 포인트가 올라 1.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는 그러나 2002년 4.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기준치(50)를 밑돌아 본격적인 소비심리 회복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소비자태도지수란 현재와 미래의 생활 형편과 경기, 내구재 구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종합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를 상회하면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고 기준치에 못미치면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뜻이다.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버블(거품) 붕괴의 후유증으로 인해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태도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미래경기예상지수는 전분기보다 4.6 포인트가 상승한 60.5로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반영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26.9로 1.4분기보다 0.4 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밑바닥수준이어서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현재생활형편지수는 전분기보다 0.8 포인트가 낮아진 41.6으로 3분기 만에하락세로 돌아서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 형편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태도지수를 소득 수준별로 보면 연 평균 소득 5천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은1.4분기보다 1.4 포인트가 하락한 49.1로 기준치 아래로 내려간 반면 1천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0.9 포인트가 높아진 45.8,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는 2.5 포인트가 상승한 47.1을 각각 기록해 소득계층간 격차는 다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현재의 소비 지출 수준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지출지수는 0.9 포인트가 높아진 46.6으로 2분기 연속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에 미달함으로써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래소비지출지수는 전분기보다 0.1 포인트가 상승한 51.4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상승해 향후 소비가 다소 회복될 여지가 있음을 예고했다. 물가예상지수는 전분기보다 1.6 포인트가 상승한 77.6으로 소비자들의 물가 불안 심리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대상 가구를 상대로 소비 부진의 원인과 대책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결과, 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가계 부채 급증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와 신용불량자 양산이라는 응답이 각각 16.1%와 14.6%에 달했다. 이어 가계 소득 감소 14.4%, 정치.사회 불안 13.3%, 청년실업자 급증 11.6%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소비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와 내년 후반기라고 응답한 가구가 각각 23.2%와 25.1%로 나타났으며 2006년 이후라는 응답도 39.8%에 달했고 올해 안에 소비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응답은 11.9%에 불과했다. 소비 진작 대책으로는 35.2%가 일자리 창출을 꼽았고 정치.사회 안정 22.1%, 근로소득세.이자소득세 감면 11.2%, 정책 불확실성 제거 9.5%, 대출금리 인하 8.1%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