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이나 중국 긴축쇼크 때문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조정할 만한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9월 부임, 한국생활이 8개월째로 접어든 케네스 강 국제통화기금(IMF) 서울 사무소장(35.한국명 강석천)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어 학당을 다니며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지만 아직 어려운 말을 할 정도는 아니라며 대화가 본격적으로 경제현안쪽으로 옮겨가자 바로 영어로 답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저금리.확장적 재정정책을 기조로 한 한국의 올해 경제정책이 부담을 느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내수회복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인플레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며 재정면에서도 여력이 있다"고 정책유지 가능성을 높게 봤다. IMF가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5.5%)를 발표할 때는 중국 쇼크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좋은 질문(good question)"이라면서도 "여러 통로를 통해 분석해 봤지만 중국의 선제 조치가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고 한국기업 수출에 대한 부작용도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총선 후 불거지고 있는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정책 우선 순위 논쟁과 관련해선 "성장 정책만이 빈곤을 퇴치하고 소득분배를 개선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구조개혁노력과 잘 조화된(well-balanced)성장 정책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소장은 구조개혁은 금융부문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동시장의 현대화 등 3가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외국자본의 장기투자를 이끌어내는 요체가 될 것이라는 기존 IMF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소장은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미 교포 2세로 91년부터 2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교환연구원, 99년부터 3년간 IMF아시아.태평양국에서 한국.북한담당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북한담당 인연과 관련, 용천 폭발사고로 인한 북한사회의 개방.개혁 가속화 가능성이 있느냐고 질문했으나 "북한동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북한이 IMF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관해 섣부른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한국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진정한 은혜(real blessing)'라고 표현하고 취임후 대학 강연과 컨퍼런스 참석, 주요 경제계 인사와의 면담 등을 통해 IMF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서 북한담당 컨설턴트로 일하는 부인 김은숙씨(31)와 11개월된 아들을 두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