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그 동안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온 과학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관계 기관과 전문가의 말을 인용, 미국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산업 특허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가 위협받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노벨상 수상자 감소와 특허 출원 비율 감소, 그리고 주요 과학잡지에 게재되는논문 수 감소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선임 연구원 존 잔코브스키는 "전세계가 미국을 따라잡고있다. 과학에 있어서 미국의 주도권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분석가들은 기초 과학분야에서 외국은 이제 미국의 라이벌이 되거나 심지어는 미국을 추월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대중이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직업, 산업, 국가안보, 문화적 생활 등에 걸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심지어 전세계적인 두뇌 집단의 팽창과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난치병퇴치,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 고질적인 환경문제 해결 등의 분야에서 업적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로 인한 이익은 미국이 아니라 외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미국은 앞으로 능력 있는 과학자를 채용하거나 최고의 과학잡지들에 연구 업적을 게재하는 데 심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국제적인 경쟁은 특허 출원 현황이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아직 최대 특허 출원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 비중은 점점 감소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들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미국의 산업 특허 출원 비중이 꾸준히 감소했으며 현재는 5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컨설팅 회사 CHI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이 미국 내 산업 특허출원 건수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국가의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1980년에서 2003년 사이에 미국 특허 건수가 0%에서 2%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에 대만은 0%에서 3%, 일본은 12%에서 21%로증가했다. 프랜시스 내린 CHI 사장은 이들 국가의 특허 건수가 많은 것보다 더욱 중요한것은 이들의 특허가 영향력이 큰 분야에 집중돼 있으며 따라서 인용 빈도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 과학의 퇴조를 보여 주는 구체적인 지표는 과학잡지 논문 게재 편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권위 있는 물리학 잡지에 실린 미국 과학자의 논문 편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83년 미국 과학자의 논문은61%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9%로 급감했다. 과학잡지 피지칼 리뷰의 편집인 마틴 블룸은 중국 과학자의 논문 게재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은 중국 과학자들 연간 1천건의 논문을 제출할 정도로 활발한 연구활동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벨상 수상자 수 감소도 미국의 과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바로미터다. 미국은 과거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석권했으나지난 60년대 정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수상자 비율이 줄어들어 2000년대는 51%를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자리를 영국, 일본, 러시아, 독일, 스웨덴, 스위스,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