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독자적 주민투표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원전센터 전북 부안 유치 반대 운동이 2개월여만에 재개됐다. 반면 부안군과 찬성측 단체들은 오는 9월 공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마을 단위 조직 건설과 국내.외 주민 연수 등을 통해 내부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3시 부안 수협 앞에서 민주노동당 심상정(비례대표) 의원과 주민 1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핵폐기장 완전 백지화 및 김종규 부안군수 퇴진 대회'를 열었다. 열린우리당 김춘진(부안.고창)의원은 행사 전에 잠깐 방문한 뒤 돌아갔으며 지난 해 원전센터 반대 운동에 적극 동참했던 정균환(민주당) 전 의원은 불참했다. 핵 대책위는 이날 집회에서 "참여정부가 2.14 독자적 주민투표를 인정하지 않고있다"며 "강력한 투쟁으로 핵폐기장 유치 음모를 차단하자"고 주장했다. 핵 대책위는 매주 목요일 오후 부안수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민투표 보이콧캠페인과 김 군수 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집회에 참석한 일부 주민들은 "자체 주민투표 이후 생업으로 복귀하면서부안문제가 끝난 줄 알았는데 가뜩이나 바쁜 농사철에 또 거리로 나오게 하는 핵 대책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8개 중대 1천여명을 집회장과 부안군청 주변에 배치했으나 별 다른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부안군과 범부안군 국책사업 추진연맹(국추련)은 총선이 끝남에 따라 면(面) 순회 주민공청회와 국내.외 시찰 등을 재개, 유치 여론몰이 재점화에 나섰다. 부안군은 이날 주민 140명을 원전센터 관련 시설에 견학시킨 데 이어 각 지역을돌며 원전센터의 안정성 등에 대한 공청회와 주민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지금까지 원전센터 관련 시설을 견학한 군민은 해외 650명, 국내 3천700명 등 모두 4천300여명(공무원, 향우회 포함)이다. 찬성단체인 국추련도 조만간 유명가수 초청공연 등 `군민화합 대잔치'와 대규모장외집회를 잇달아 열어 유치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부안군은 정부가 5월까지 원전센터 후보지를 전국 공모키로 한만큼 장외집회 등을 자제하는 등 냉각기를 가진 뒤 정부와 반대측의 움직임에 맞춰 대응키로했다. 부안군은 또 정부의 주민투표가 3분의 1 이상의 군민(유권자 5만3천여명)이 참여해야 효력이 있는 만큼 안정권인 `2만명' 확보에 진력, 주민투표를 성사시켜 유치를 확정짓는다는 입장이다. 부안군은 "침체한 부안군을 살리는 길은 원전센터 유치밖에 없다"면서 "원전센터 문제를 중립적으로 바라보던 주민들이 찬성측으로 기울고 있는 만큼 유치에 더욱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부안=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