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기업도시 건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알려진 이후 천안.아산 일대 토지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업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아산시 탕정면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는 반면 배방면 음봉면 등 인근 지역 토지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산시 탕정면은 울상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삼성의 기업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아산시 탕정면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삼성측에서 시세의 30%선에서 토지수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매수세가 사라졌다. 탕정면 일대 전·답의 호가는 평당 50만~60만원선이고 건축허가가 난 땅은 평당 1백20만∼1백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측이 제시한 수용가격은 평당 30만∼4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지 주민들은 기업도시를 반대하는 시위를 개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6일 현지 답사를 다녀온 고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갈산리 명암리 등지에서는 주민들과 중개업소들이 워낙 격앙돼 있어 가격을 물어보기도 무서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아산시 배방면 등은 희색 이에 반해 아산시 배방면과 음봉면 등 기업도시 주변지역 땅값은 최근 두달동안 20∼30%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 3월 정부가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한 이후에도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기업도시 건설 계획이 기름을 부으면서 가격은 떨어질줄 모르고 있다. 인근 배점숙 집보아공인 대표는 "이 지역 땅값을 올리는 재료는 경부고속철도도 행정수도도 아니고 삼성의 기업도시"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늘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배방면 지역 도로에 접한 농지는 평당 70만∼8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음봉면의 도로변 진흥지역 농지값도 50만∼60만원에서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그나마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1억∼2억원짜리 땅은 아예 찾을 수도 없고 5억원 전후의 매물만 조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예산군도 영향권 아산시 서쪽에 붙은 예산군과 직산면 성거면 등 천안시 남쪽 지역도 삼성 기업도시의 영향권에 들면서 최근 두달동안 20% 전후의 땅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아산신도시와 기업도시에서 토지보상을 받은 주민들이 대토를 구입하기 위해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땅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선 중개업소들은 "대토 재료는 1회성에 불과한 데다 각종 재료가 과대 포장돼 있어 매입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