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팔루자의 부족 지도자들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휴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미군과 무장세력간 중재를 요청했다고 팔루자시(市) 위원회의 모함마드 타릭 압둘라 대변인이 25일 밝혔다. 압둘라 대변인은 또 아난 총장에게 미 점령군에 대한 국제조사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압둘라 대변인은 "우리는 요르단의 암만에 있는 유엔 특사 로스 마운틴의 사무실에서 유엔 관리들을 만나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중재가 성립되면 우리는 팔루자 시민들에게 중화기를 반환하고 암만에서 이뤄진 어떤 합의도 존중하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반대로 유엔은 미국인들도 합의내용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장해 주는 중립적인 중재자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유엔 소식통도 이 같은 메시지가 아난 총장에게 전달됐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AFP가 입수한 메시지 복사본에 따르면 아랍어로 돼 있는 이 메시지는 아난 총장에게 이라크 및 팔루자의 상황에 대한 국제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유혈사태에 대한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압둘라 대변인은 "그들(유엔 관리들)이 25일 밤 다시 만나 유엔의 중재방식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전했다. 팔루자 시위원회 부대표 등이 포함된 이들 대표단은 지난 주 암만에 도착, 유럽연합(EU) 인권 사무실과 세계보건기구(WHO) 대표, 외국 및 아랍 외교관 등을 만났다고 압둘라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는 "(아므르 무사)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요르단 정부 등에도 팔루자의 유혈참사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팔루자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학살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 주 팔루자 부족지도자들과 미군은 미 해병과 싸우고 있는 저항세력들의 중화기를 넘겨주고 이라크 보안군과 연합군의 공동순찰을 허용하기로 합의했으나 연합군 지휘관들은 지금까지 이들이 반환한 무기들이 "쓰레기"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팔루자 등이 포함된 수니삼각지대인 이라크의 알-안바르주를 담당하고 있는 미 제1해병사단 정보담당 부책임자 벤 코너블 대위는 연합군과 싸우고 있는 저항세력의 대부분은 외국인이 아니라 이라크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무자헤딘이나 지하드 무장세력은 극히 적다"면서 그러나 인신매매나 차량밀수 등을 하는 무장 범죄자들이 이들로 위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코너블 대위는 또 요르단 출신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지휘하고 있는 전문 무장세력들도 이라크인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지만 이라크에있는 대부분의 외국인 전사들은 전투경험이 없이 성전(聖戰)에 대한 열정만 있는 신병들로 이른바 `총알받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팔루자에 있던 저항세력의 지도부는 이미 도시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추측했다. 한편 아흐메드 찰라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이라크 특사가 이라크내 정치세력들을 통합하기에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브라히미 특사는 미 ABC 방송에 출연, 수니파여서 유엔 외교관으로서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나는 유엔에 속한 사람이며 수니파와 시아파가 문제가 되지 않는 나라인 알제리 출신"이라며 "나는 수니파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암만.라마디 AF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