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국회 관계는 총선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인 전망은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 단기적인 전망에 있어서 열쇠는 노무현 대통령이 쥐고 있다" 탄핵안 가결 이후 근본적인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온 17대 총선 결과를 분석하는 학술대회에서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단기적으로 노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좌우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욱 배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정치학회(회장심지연)가 개최하는 '총선분석특별학술회의'에서 '17대 총선결과와 대통령-국회 관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다. 김교수는 우선 "제3당의 위치에 있던 열린우리당이 이번 선거 결과 반수가 넘는152석을 차지함으로써 (국회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갖는) 분점정부에서 벗어나 단점정부가 됐다"며 "국회내 다수당의 지지를 확보한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보다 여유있게 국회를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이라는 분명한 진보적 이념 정당이 제3당으로 부상하고, 당선자 중에서 시국사범 또는 노동운동가 출신이 60여명으로 전체 의원의 20%에 달한다"는 점과 "특정 지역에 기반했던 민주당과 자민련의 후퇴로 과거 지역주의 정당 구도가 약화됐다"는 점에서 "선거결과는 정당 및 정당정치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국회 관계는 총선 이전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지만, 단기적 전망과 장기적 전망을 구분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정책정당으로 발전할 밑거름이 마련된 만큼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하지만, 단기적인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단점 정부의 탄생과 노무현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 변화 가능성"으로 "그 중에서도 더욱 결정적인 변수는 비제도적인 요인인 노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라는 것. 그는 "종전의 대결적인 스타일을 유지한다면 대통령-국회 관계는 극한 갈등을드러낼 것이며, 타협적이고 포용적인 모습으로 변모한다면 단점정부 효과와 맞물려협력적인 관계가 정립될 것"이라며 "노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총선 이전보다는타협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개인의 고유한 성품이나 성격이 많이 좌우하기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한 노대통령의 리더십이 국회 다수당의 '대통령 흔들기'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반응이었는지, 근본 성품 탓인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하고, 탄핵 사태가 노대통령에게 갖는 '학습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이 어렵기에 노대통령의 행보를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교수는 대통령-의회 간의 긴장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비공식적 리더십 강화와 정당 및 정당정치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특히 정책 정당 활성화와 정당중심 투표를 위한 (대선.총선) 동시선거, 명부식 비례제 등 제도적 뒷받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학술대회에서는 '탄핵 이슈와 17대 총선'(강원택.숭실대), '정치관련법 개정과 선거운동의 변화'(윤종빈.명지대), '정당투표제 도입의 정치적 효과'(이현우.경희사이버대), '인터넷과 17대 총선'(윤성이.경상대)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